장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미공개 통화 녹음 파일 35건을 공개했다. 이 후보가 형인 고(故) 이재선 씨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을 놓고 가족과 언쟁을 벌이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총 분량은 약 160분. 장 변호사는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를 상대로 모멸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다”며 “국민이 이 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으로, 이 후보와 이재선 씨 사이의 갈등을 다룬 책 《굿바이 이재명》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클린선거전략본부도 기자회견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하루 전날 MBC가 공개한 김씨의 통화 내역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했다.
네거티브 공방이 거세지면서 각종 고소·고발도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은 장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장 변호사뿐 아니라 김씨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김씨와의 통화 내역을 몰래 녹음한 서울의소리와 이를 보도한 MBC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와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 등 관련자들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됐다.
선거전이 네거티브 공방 위주로 전개되면서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영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대선 투표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과 특임교수는 “지나친 네거티브 공방은 정치에 대한 혐오와 반감을 더 키울 수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국민 통합을 위한 정책 개발에 골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성상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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