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대학혁신지원사업] 나정은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 “정보와기술 영역 미래 인재 양성 교육, 2022년 신입생부터 필수로 이수”

입력 2022-01-19 13:22   수정 2022-01-19 13:23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연세대는 2017년 대학교양 교육과정에 ‘정보와기술(소프트웨어)’ 영역을 신설하고 정보기술 교육과정을 준비해 ICT 교육을 강화했다. 정보와기술 영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나갈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다. 2022년 신입생부터는 필수로 이 영역을 이수해야 한다. 이 교육 과정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디지털 소통능력 강화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정보와기술 영역을 담당하는 나정은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는 “대학교양 정보와기술 영역을 신설해 전교생이 수강 가능한 과목을 수준별 주제별로 개발했다”며 “융합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 해결의 도구로 정보기술이 사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교육부가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해 대학 기본 역량 강화와 전략적 특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연세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신촌과 미래캠퍼스 모두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나 교수를 만났다.



교육의 추진 배경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기술 변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인 학생들에게 정보기술 교육은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정보와기술은 이미 경험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고 이 경험을 다른 문제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학습한다. 컴퓨팅적 사고를 강화하는 교육이다. 컴퓨팅적 사고는 컴퓨터과학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다. 연세대 정보와기술 영역은 컴퓨터과학의 기본 개념을 문제 해결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보편성을 가진 교육과정으로 개발했다.”

현재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교과와 비교과로 나눠 운영된다. 교과 과정으로는 대학교양 정보와기술 영역에 다양한 교과들을 신규 개설했다. 기초 프로그래밍 과목,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데이터처리, 사물인터넷(IoT)과 로보틱스, 프로젝트 과목 등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들이다. 관련 과목들은 교육 수요가 많아 항상 과목 신청 대기자가 많다. 더 많은 학생이 수강할 수 있도록 이러닝(e-Learning) 과정도 준비 중이다. 비교과 과정은 교과 과정에 곁들여지는 과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예를 들어 제일 기초반인 ‘컴퓨팅적 사고와 SW프로그래밍’ 과목에서는 ‘자율공부방’을 운영한다. 수강생 중에 운영단을 모집해 운영 단원들이 자율공부방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자율공부방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수강생들끼리 참여해 공부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비대면 교육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운영됐다.”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정보와기술 교과 과정에서는 이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실습을 진행한다. 기초 프로그래밍 수업에서는 학부생 멘토들이 실습에 참여해 지원한다. 선배가 후배들의 실습과정에 함께 참여해 도움을 준다. 수강생들끼리 함께 공부하는 러닝 커뮤니티 활동도 한다. 실습에서는 AWS 기반 실습, Google Colaboratory 활용 교육, 클라우드 환경 교육 등을 지원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목도 있나
“물론이다.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수업에서는 다양한 전공의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팀 수업으로 진행했다. 결과물을 공모전에 출품해 수상했고 학회 논문대회에서 수상업적을 거뒀다. 2021년도 2학기에 신설된 IoT와 로보틱스 과목에서는 학기가 끝난 후 수업 결과물을 발표하는 전시회와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학생들의 ICT 역량이 향상된 것이 제일 큰 성과다. 학생들의 ICT 역량 전체 평균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자발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주제를 정하고 협업하는 과정이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연세대는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교육 수요를 반영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프로그래밍, 데이터로 이해하는 세상 등의 이러닝 신규 교과목 개설을 준비 중이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나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교육이 가장 큰 이슈였다. 4개 학기 연속으로 온라인 교육이 진행됐다. 어떻게 하면 비대면 교육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개선해왔다. 코로나19 상황의 비대면 환경에서도 교육이 잘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주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알았다. 비대면 러닝 커뮤니티 자율공부방은 이런 배경에서 진행됐다.”

연세대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을 꼽자면
“연세대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교양 영역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의무 과목을 부여하지 않고 관심 있는 과목을 학생들이 선택해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과목이나 관심 있는 주제의 과목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ICT 분야에 더 관심이 있으면 이 영역에서 더 많은 과목을 이수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교육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학생들은 이미 변화를 인지하고 있고 필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공부하기가 만만치 않아서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조건 기술 교육으로만 몰고 갈 것이 아니다. 기술 교육을 통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게 하는 것이 교육내용에 포함돼야 한다. ‘이것을 배워 어디에 쓰려는지’ ‘이것과 내 전공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쉽지 않은 공부이기에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교육의 기대 효과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ICT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교육은 학생 모두를 컴퓨터 개발자로 키우는 것이 아니다. 정보기술 분야를 알게 되면 각자의 영역에서 무엇을 정보화시킬지를 정의할 수 있다. 또 필요한 정보기술이 눈에 보인다. 본인이 기획하는 일에 정보기술을 적용할 수 있고 개발자들과의 협업도 수월할 것이다. 정보기술을 이해하고 적용해 융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학생들의 ICT 역량을 함양하도록 노력하면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 것이다. 산업이 교육보다 앞서가는 현실에서 배워서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새로운 것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배움에 적극적인 학생들의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대학이 연구 중심으로 평가받기에 교육이 크게 강조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해외사례를 보면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교육을 더 중시하며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들이 있다. 국내 역시 대학에서 교육 부분이 더 강조돼야 한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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