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 살인 고백' 나이키 임원, 57년 만에 유족 만났다

입력 2022-01-19 18:10   수정 2022-01-19 18:11


지난해 10대 시절 살인 사실을 고백한 래리 밀러 나이키 조던 회장이 50여년 만에 피해자 유족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밀러 회장이 16살 때 살해한 피해자의 유가족을 최근 두 차례 만나 사과하고 피해자의 이름으로 된 장학재단 설립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13살에 필라델피아의 한 갱단에 가입한 그는 16살이던 1965년 자신의 친구가 라이벌 갱단에 의해 살해되자 보복을 위해 3명의 친구와 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18세 소년 이드워드 화이트를 살해했지만 그는 친구의 죽음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었고, 이 사건으로 밀러 회장은 4년 반 동안 교도소 생활을 했다.

이후 밀러 회장은 57년 만에 고인의 누나와 아들, 딸을 만났다. 지난달 17일 만남에서 올해 84세인 고인의 누나는 밀러 회장을 용서했고, 두 사람은 화해의 포옹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만남이 진행된 지난 13일에는 화이트의 이름으로 된 장학재단을 설립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밀러 회장은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화이트의 이름이 숨 쉬고 지역 구성원들에게 유익하고 긍정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이번 대면 만남에서 밀러 회장을 용서했지만 그의 초기 대응에는 실망감을 내비쳤다.

화이트 관련 내용이 담긴 자서전 '점프: 거리에서 이사회실까지의 비밀 여정' 출간에 앞서 유족에게 먼저 알리지 않았고, 자서전에서는 피해자를 '또 다른 흑인 소년'으로만 표기했기 때문이다.

유족 측 변호사는 "유족들은 이 모든 것에 대해 밀러 회장이 더 적극적으로 나섰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밀러 회장이 하겠다고 하는 것을 확실히 지키기를 원한다"면서 장학재단 설립 이행을 촉구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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