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별이 마마무를 넘어 솔로 가수로서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더욱 짙게 칠한다.
문별은 19일 오후 6시 미니 3집 '시퀀스(6equence)'를 발매한다.
약 1년 11개월 만의 솔로 컴백. 문별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숫자로 표현하니 정말 긴 시간이더라. 그만큼 꼼꼼히 준비할 수 있었다. 창작물들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재밌더라. 오래 준비했다는 게 눈으로 보여지게끔 만들었다. 듣고 같이 놀아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퀀스'는 앨범명에 걸맞게 사랑하는 이들의 첫 만남부터 뜨겁게 몰입했던 절정의 순간, 마음의 퍼센티지가 엇갈려버린 위태로운 관계, 결국 연인과 헤어짐을 택하고 혼자 미련스럽게 후회하는 모습을 담은 여섯 트랙을 하나의 스토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문별은 "한 편의 영화처럼 스토리텔링을 같이 하고 싶어서 특히 이야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만남, 헤어짐, 미련 등 사랑의 과정을 시간 순으로 나열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내는 앨범인 만큼, 열과 성을 다해 제작에도 참여했다고. 문별은 앨범 정식 발매 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래퍼 미란이, 싱어송라이터 서리가 피처링에 참여한 곡을 선공개했고, 자작곡 '내가 뭘 어쩌겠니?'를 수록하기도 했다. 피처링 아티스트 섭외부터 곡 작업, 콘셉트 기획까지 "직접 발로 뛰어서 만든 앨범"이라고 말할 정도.
이번 작업을 통해 성장을 느낀 순간이 있었는지 묻자 문별은 "다양한 장르를 하나의 앨범 안에서 보여준다는 점, 앨범에 스토리를 넣었다는 점, 자작곡을 수록했다는 점이 전보다는 한 단계 성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타이틀곡 '루나틱(LUNATIC)'은 권태기를 내용으로 한다. 50대 50으로 시작한 마음이 어느 순간 혼자 탄 시소처럼 기울어지는 순간,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없이 하루에 열 두번도 더 바뀌는 권태기에 놓인 연인을 중독성 짙은 훅으로 표현한 하우스 장르의 곡이다.
'루나틱'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문별은 "원래 생각한 건 감정의 집착이었다. 너무 사랑해서 선을 넘고 그게 집착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넣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런 사랑을 안 해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권태기는 인간관계에서도 생길 수 있지 않느냐. 그래서 권태기를 주제로 담은 '루나틱'을 타이틀곡으로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성이다. 권태기가 온 걸 무겁게 보지 않고 '나 특이한가 봐'라면서 본인을 조금 더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랑에서는 퍼센티지가 나누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곡에서는 비율을 나한테 맞추라고 말한다. 권태기를 무겁지 않게, 심각하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곡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고. 문별은 "듣자마자 내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준 것처럼 마음에 들었다. 전주를 들은 순간부터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문별의 자작곡 '내가 뭘 어쩌겠니?'는 연인과 헤어진 이후 미련의 감정을 다룬다. 문별은 "'내가 더 좋아했나 보다'라는 미련 가득한 내용의 곡이다. 개인적으로 미련이라는 감정을 좋아한다"면서 "미련이라는 감정이 되게 매력적이더라. 후회 속에서 살지만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마음인 거다.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공존하는 미련의 느낌을 많이 담으려 했다"고 소개했다.
작업 과정에서 본인의 경험이 반영된 것인지 묻자 문별은 "연애한지 정말 오래됐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마지막 연애가 데뷔 직전인데 그때는 너무 어려서 나쁜 여자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해 줬던 사람이더라. 이런 부분도 미련을 그린 가사에 추가가 된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마마무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문별은 마마무에서 랩 포지션을 맡아 개성 있고 귀에 착 감기는 랩 스타일을 구사해왔다. 랩 외에 퍼포먼스와 보컬까지 소화 가능한 다재다능한 멤버다.
하지만 그는 처음 팀 내 포지션이 배정됐을 때를 떠올리며 "한 번도 랩을 좋아해 본 적이 없었고, 들어본 적도 별로 없었다. 당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적응기가 많이 필요했다. 혼자 울기도 하고, '왜 이걸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했다. 4분 안에서 8마디만 한다는 것에 대한 자책을 많이 했다. 멤버들이 잘 챙겨줘서 같이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제는 노래도, 랩도 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최대 장점이죠."
'실력파'로 유명한 팀 안에서 그의 역할이 화려하게 빛나진 않았을지언정, 마마무의 색을 완성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은 분명했다. 문별은 묵묵히 그리고 성실하게 내실을 다져왔다. 그리고 이제 솔로 문별의 역량을 더 제대로 알릴 때가 됐다.
문별은 "멤버들이 못 하는 장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이번 댄스곡에서도 노래와 랩을 다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너무 좋았다"면서 "성별이 나타나지 않는 음악을 한다는 게 내 색깔인 것 같다. '여성 솔로가 부를 것 같아', '남성 그룹이 부를 것 같아' 이런 느낌이 없는 거다. 최근에 '너의 색깔로 너의 길을 열었구나'라는 칭찬을 들었는데 뿌듯하고 열심히 해왔다는 생각에 힘이 났다"고 밝혔다.
"마마무는 제게 청춘이에요. 청춘을 다 바친 그룹이거든요. 청춘을 따뜻하게 보내기도 했고, 또 마음 아프게 보내기도 했는데 제게 뿌리처럼 자리 잡아 클 수 있도록 힘이 돼 준 셈이죠. 문별은 항상 마마무 안에 있는 친구였던 것 같은데, 비로소 가수 문별로 바뀐 느낌이에요. 가수로서의 문별도 인정해 주시는 느낌이 들어 제겐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느낌이 강해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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