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와 홍 의원은 이날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2시간30분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선대본 상임고문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회동 직후 홍 의원은 SNS에 “선대본 참여 조건으로 (윤 후보에게) 두 가지 요청을 했다”며 이날 대화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홍 의원은 “첫째,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줬으면 좋겠다는 것과 둘째,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 측은 별도의 공개 발언이 없었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의 제안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과 윤 후보가 단독 회동한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48일 만이다. 윤 후보가 직접 홍 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원팀’ 구성의 물꼬를 트기 위해 홍 의원을 만난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끌어안는 모양새를 보인 것과 달리 홍 의원은 외곽에서 윤 후보를 공격하면서 분열 양상을 띠었다. 이에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2030세대도 진영이 나뉜 채 신경전을 펼쳐왔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 영입이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한 화력 보강의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침묵 선언으로 ‘원팀’이 물 건너간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홍 의원이 후보 당선을 위해서 조력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홍 의원에 대한 여러 가지 노력은 지금 다른 당에 있는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추진 과정보다 앞서 진행해야 하고 실제 표 결집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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