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은 20일 ‘RNAissance(RNA와 르네상스의 합성어) 시대의 도래’를 주제로 국내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RNA 치료제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생산하는 에스티팜의 성장 잠재력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시장조사기관 AMR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시장은 연평균 17.1%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수요 증가 전망은 RNA 치료제 개발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방증이다.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mRNA 백신이 전 세계에서 상용화되자 RNA 치료제가 항암, 뇌질환, 희귀 유전질환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 RNA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비상장 바이오벤처 바이오오케스트라와 손잡았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 RNA(miRNA) 기술을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화합물을 합성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있지만, RNA 방식을 새롭게 적용해볼 계획이다.
알지노믹스는 간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표적 RNA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RNA를 심는 치료제다. 작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2a상 승인을 신청했다. 알지노믹스는 GC녹십자와 차세대 RNA 플랫폼을 활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미국 바이오회사인 트라이링크와 mRNA 기반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간 콘퍼런스에서도 ‘RNA 대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라이릴리는 임상 전 단계인 전임상 파이프라인의 20%를 핵산 치료제로 채우겠다는 로드맵을 밝혔다. 코로나19 mRNA 백신으로 대박을 낸 화이자와 바이오엔텍 ‘콤비’는 대상포진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모더나는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앱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백신 임상 1상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EBV는 B세포에 잠복해 림프종이나 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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