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러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은 홍 의원을 향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직후 SNS에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조치’와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 두 가지를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이 중 첫째 조건의 실질적 내용이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각각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의 전략 공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도 발끈했다. 그는 “종로에 최재형 같은 사람을 공천하면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 능력이 뛰어나니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권 본부장을 향해선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는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 전 원장과 한 시간가량 만났다. 최 전 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종로 출마를 홍(준표 전) 대표와 사전 논의한 적 없다”며 “지금은 정권교체를 위해 온 힘을 집중해야 할 시기며 어떤 일이든 제가 도울 생각이 있다”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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