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평가와 충분한 보상으로 인재를 확보하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첫 상반기 가치창조회의(VCM·옛 사장단회의)를 주재하고,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주문했다. VCM 장소로도 서울 잠실 월드타워 롯데 본사가 아니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을 택했다. 롯데그룹은 올해부터 사내 구인 플랫폼인 인커리어(In Career)를 도입할 정도로 경계를 허문 인재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의 침체’가 낡은 조직문화에 기인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모든 계열사 대표에게 ‘나는 어떤 CEO인가’를 스스로 질문하라는 주문이 자주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방향적 소통만 강조하고, 재무적 성과만 중시하는 경영자에서 탈피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롯데맨’을 외부 전문가로 교체하는 충격요법을 썼던 신 회장이 이날 개방성과 다양성을 강조한 것은 새로운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인사에서 신 회장은 4개 사업군 중 2곳의 수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순혈주의가 강했던 롯데 조직문화의 변화 의지를 신 회장이 앞장서 보여준 것이다. 이날 VCM에는 다음달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도 참석했다.
한편 신 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들은 이날 VCM에 앞서 롯데인재개발원 개원식을 열고 혁신 인재 육성 의지를 밝혔다. 1993년 1월 처음 문을 연 롯데인재개발원은 원래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개인 재산을 들여 공장 부지로 매입한 곳이다. 롯데그룹은 연면적을 기존보다 세 배 늘리는 등 1900억원을 들여 29년 만에 인재개발원을 재개장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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