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에 휩싸인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내정자 등 5명의 주요 경영진이 앞서 매각한 주식을 재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경영진은 재직 임기 동안 추가로 보유 지분을 매도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류영준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20일 신원근 대표 내정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 내정자는 이번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얻은 수익 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대표로 선임되는 경우 임기 동안에 매도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계획의 실행을 위해 내부자거래 방지 규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신 내정자는 "저희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께 상심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카카오페이를 처음 출시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페이는 류영준 대표와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CBO)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간만 근무하게 된다. 카카오페이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리더십 체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된 8명의 경영진은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orporate Alignment Center, CAC)에 일괄 사퇴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CAC는 신 내정자 포함 5명의 경영진에게 카카오페이에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5명의 임원진 재신임 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류 대표와 신 내정자 등 8명의 경영진은 카카오페이 상장 약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10일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 900억원어치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파장은 컸다. 지난달 9일 20만8500원이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경영진의 대량 매각 소식이 알려진 같은 달 10일부터 3거래일간 14.3% 폭락했다.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12만원대로 주저앉으면서 무려 38.6% 급락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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