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며느라기'…400만 공감한 현실 [이슈+]

입력 2022-01-22 21:16   수정 2022-01-22 21:17


약국에서 임신 테스트기를 여러 개 구매해 수차례 확인해 보았지만 결과는 똑같이 두 줄. 임신을 확인한 순간, 그 어느 때보다 기뻐해야 맞지만 사린(박하선 분)의 표정은 굳고 말았다.

일 욕심이 많아 해보고 싶은 게 많은 그녀는 회사에서 대리 직함을 달고 있다.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남편 구영(권율 분)에게 사린은 2년 뒤를 약속했다. 그런데 웬걸, 아이가 생겼다.

머릿속이 까매진 사린은 읊조렸다. "인생에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지금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방영 중인 카카오TV 오리지널 '며느라기2...ing'의 한 장면이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린이 임신을 하며 겪는 혼란과 막막한 감정을 다룬 이 작품은 단 2화 만에 누적 조회수 400만뷰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사린에 공감한다는 시청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지금이 아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더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출산 후 다시 일을 시작한 지 5년 됐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익숙해져서 이제는 그나마 덜 힘들지만 이제 막 커리어 쌓고 직장 다니는 분들에게는 임신이 큰 고민이 될 것 같다"며 "임신하고서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모습을 보니 공감이 확 되더라"고 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 현황'에 따르면 기혼여성 6명 중 1명은 육아, 결혼 등으로 일을 그만둬 경력단절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월 기준 15~54세 기혼여성은 총 832만3000명이었다. 이 중 취업을 하지 않은 여성은 324만명이었는데, 144만8000명이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둔 경력단절 여성이었다.

경력단절 여성의 연령은 30대가 가장 많았다. 30대는 65만5000명으로 45.2%였고, 이어 40대가 57만9000명으로 40%를 차지했다. 이어 50~54세(13만8000명), 15~29세(7만5000명) 순이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은 "여성의 평균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과거 20·30대에 집중됐던 경력단절 여성 연령대가 30·40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력 단절 이유로는 '육아'를 꼽은 사람이 62만6000명(43.2%)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경력단절여성 가운데 10명 중 4명 이상이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둔 것. 특히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사람의 비중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4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결혼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이 39만6000명(27.4%), 임신·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사람이 32만명(22.1%)이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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