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웹툰, 웹소설이 공개됐지만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스토리에 아티스트 IP(지적재산)를 입히는 방식의 프로젝트로 지적재산 활용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반면 "돈 독이 올랐다"며 BTS 팬들 사이에선 지나친 상업화를 지적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네이버웹툰과 BTS 소속사 하이브가 컬래버레이션 한 웹툰·웹소설 '세븐페이츠: 착호'(7FATES: CHAKHO)는 지난 15일 전격 공개됐다.
'세븐 페이츠: 착호'는 근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어반 판타지 장르로 조선시대 '범' 잡는 부대로 알려진 '착호갑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됐다. BTS 멤버들이 각각 범 사냥꾼으로 분했다. 도건 캐릭터는 RM을, 환은 진, 세인은 슈가, 호수는 제이홉, 하루는 지민, 주안은 뷔, 제하는 정국을 모티브로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프롤로그 1화에선 '타락한 도시 신시, 길에서 마주친 수수께끼의 사내가 제하에게 의문의 말을 던진다'로 시작해 '현세에서 존재해선 안될 범이라는 존재들이 도시를 재앙으로 물들일 때 일곱 개의 운명이 엮어져 그들에 맞서기 위해 무기를 든다'라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세븐페이츠:착호'는 공개 이틀 만에 누적 조회수 1500만 뷰를 기록, 네이버웹툰 중 신기록을 경신했다. 한국판 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태국어 등 일간 활성이용자수(DAU) 역시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티저 광고 영상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5000만 뷰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그러나 웹툰을 접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평점의 경우 10점 만점에 9.9점을 기록했던 공개 초반과는 달리, 현재 프롤로그 6.80, 1화 7.56점을 기록 중이다. 평가에는 각각 8210명, 7244명이 참여했다. 토요일 연재되는 다른 작품들의 별점 평점이 9점대인 것을 고려하면 낮은 점수다. 반면 전 세계 10개 언어로 공개된 네이버 웹툰 글로벌에서 해외 팬들은 9.92점으로 후한 점수를 줬다.
작품은 신화 속 호랑이 설화 소재와 그림체 등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러한 만큼 굳이 방탄소년단을 앞세워 홍보하지 않았어도 인기 웹툰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즐비했다.
"솔직히 스토리도 괜찮은데 굳이 방탄소년단을 엮어가며 하지 않아도 됐을 것"(ID 0814****), "소재도 신선하고 그림도 좋은데 이게 방탄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CHAE****) 라는 평가에 많은 독자들이 호응했다.
특히 "호랑이 해에 호랑이를 찢어 죽이는 걸 그려야 되나 싶다"(oliv****), "방탄소년단 생각하면서 보면 왜 이렇게 오그라드는 느낌인지 모르겠다"(soat****), "캐릭터가 방탄 누구인지도 알아보지도 못하겠고, '화양연화'(방탄 세계관)와 관련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scye****), "아이돌로 홍보 안 하고 이대로 신작 출시했으면 욕도 안 먹고 인기 있었을 것 같다"(leer****) 등의 비판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소속사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이용했다며 불매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 팬은 "팬이 호구냐. 팬들을 지폐의 동그라미로 보는 것 같다. 팬들이 납득할 만한 그림과 내용이면 그러려니 할 텐데 이건 말도 안 된다"라고 꼬집으며 "하이브에서 하는 웹툰 관심 갖지도 말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브는 지난해 11월 설명회에서 음악으로 팬을 만나는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 구조를 넘어 고유의 스토리 IP를 직접 기획, 개발하고 이에 기반한 콘텐츠들을 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는 '오리지널 스토리'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TS를 대상으로 한 '세븐페이츠: 착호' 외에도 엔하이픈(ENHYPEN)과 컬래버레이션한 '다크 문(DARK MOON): 달의 제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와 컬래버레이션한 오리지널 스토리 '별을 쫓는 소년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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