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종교 편향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열었다. 오후 2시 조계사에서 타종이 여섯 번 울리면서 집회가 시작됐다. 전국 각지 사찰에서 올라온 승려 5000여 명이 대웅전 앞에 마련된 플라스틱 의자에 두 뼘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앉아 시위를 벌였다. 승려들은 단체로 모자를 벗고 일어나 함께 기도문을 읽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국정감사에서 사찰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표현하고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데서 촉발됐다. 이후 정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불교계에 사과했지만 조계종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의원은 이날 조계사를 방문해 거듭 사과 의사를 밝히려 했지만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사과 발언도 예정돼 있었지만 성난 승려와 시민들이 “송영길 물러가라”고 외치면서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영상이 나오자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와 도중에 중단되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에 따른 감염병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행사장에 설치된 펜스 뒤로 모인 시민 수백 명은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좁은 간격으로 모여 있었다. 입장 시 별도의 QR코드와 발열 체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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