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낳은 아기에 상해를 입히고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20대 친모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제11형사부(이진용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6)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18일 오전 6시께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낳은 아기를 흥덕구의 한 음식점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린 뒤 뚜껑을 닫아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기된 아기는 사흘 뒤 "쓰레기통 안에서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린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시 아기 몸에는 탯줄이 달린 상태였고, 얼굴과 목 여러 곳에 깊은 상처도 발견됐다. A씨가 유기 전 흉기를 이용해 상해를 가한 것이다.
아기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피부 봉합수술 등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14일 충북의 한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했다. A씨의 가족은 아기에 대한 양육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해 영아살해 미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영아살해 미수는 산모가 아기를 양육할 수 없는 명백한 이유가 있거나 성범죄로 인한 출산 등 참작 사유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살인미수로 혐의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친모로서 행한 범행의 조질이 매우 나쁘다. 유기된 아기가 지워지기 힘든 상처를 입었고, 장애나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아무런 범행 전력이 없는 점, 지적능력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검찰의 보호관찰명령 5년 청구에 대해서는 "출소 후 재범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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