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 걸리자 "여친이 했다"…거짓말 딱 걸린 프로농구 선수

입력 2022-01-21 20:43   수정 2022-01-21 23:06


만취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국내 현역 프로농구 선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차량을 운전해 보행자 계단을 내려가려다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는 여자친구가 운전을 했다고 거짓 진술까지 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는 프로농구 삼성썬더스 소속 천기범 씨(27·사진)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천씨는 음주운전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를 받는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일반적인 공무집행방해와 달리 상대방을 속여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게 할 경우 적용된다.

천씨는 지난 19일 밤 10시쯤 인천 영종도 운서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운전하다 검거됐다. 경찰은 '차가 계단에 걸쳐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운전석이 비어있는 흰 승용차를 발견했다. 조수석에는 천씨 여자친구인 20대 A씨가 앉아있었고 천씨는 뒷차석에 있었다.

경찰이 운전자가 누구였는지 묻자 천씨는 "대리기사가 사고를 내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천씨가 대리기사라고 제시한 번호로 전화했지만 기사가 아닌 보험사 관계자가 전화를 받았다.

이후 천씨는 경찰에 "여자친구가 운전했다"고 말했고 A씨 역시 "내가 운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해 운전자를 천씨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허위 진술을 했다고 보고 A씨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적발 당시 천씨와 여자친구 A씨 모두 혈중알코올농도는 현행법상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들이 천씨와 A씨를 1차 조사한 후 우선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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