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기자] 이대원은 꿈을 향해 거침없이 진격한다. 무대 위에서, 링 위에서의 짧지만 강렬한 순간을 위해 홀로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감내해왔다. 이제는 가수로서, 파이터로서 그 한 방을 실컷 보여줄 때.
2012년 보이그룹 ‘OFFROAD’를 거쳐 ‘BNF(베네핏)’으로 새로운 도약을 꾀했지만 아이돌로서 끝내 빛을 보지 못한 그. 그러나 거듭된 좌절에도 불구하고 이후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파이팅 넘치는 트로트 가수로 마침내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 그는 다채로운 무드를 선보였다. 화이트 수트 세트업으로 꾸밈없는 모습을 연출하는가 하면 옐로 니트와 데님의 캐주얼 룩도 완벽 소화했다. 이어 폴라 탑과 블랙 재킷의 미니멀한 스타일링으로 시크한 매력을 발산했다.
Q. 화보 촬영 소감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하면서 화보를 찍게 됐다. 그래서 예정보다 일찍 다리 깁스를 풀었다(웃음). 전에 아이돌 때도 bnt를 만났고 격투기 사진도 여기서 찍었는데, 모처럼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좋았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나.
“2년 만에 복귀전을 치렀고 8전 8승으로 기록을 갱신했다. 하지만 경기를 하다 왼쪽 무릎이 골절되는 바람에 쉬고 있는데, 한동안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워져서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고 느꼈다”
Q. 차후 신보 소식은?
“매년 그렇듯 올해는 ‘챔프와 네 걸음’이 나오지 않을까. 작년에 뽕 발라드 스타일의 곡을 냈는데 반응이 꽤 괜찮아서 이번 가을쯤에는 부활, 버즈 같은 락 발라드를 내보고 싶다. 또 그 전에 좋은 댄스 곡을 만난다면 신나게 준비해볼 생각이다”
Q. 팬덤 ‘챔프’를 언급하는 앨범명에서 센스가 느껴지더라. 얼마큼 더 걸을 생각인가(웃음).
“하하. 팬들에게 50년 함께하자고 했기 때문에 적어도 50걸음 이상은 걸었으면 좋겠다”
Q. 중학생 때부터 트로트 가수가 꿈이었다고 들었다.
“어릴 적에 집에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트로트를 많이 접했다. 예전만 하더라도 어린 친구들이 트로트를 한다고 하면 반응이 좋지 않았고, 심지어 관련 오디션이나 캐스팅도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캐스팅을 노려보기도 했지만 떨어졌다(웃음). 결국 아이돌 생활을 먼저 시작했고 30대가 되면 트로트로 전향해야겠다고 계획했다. (첫 오디션은 무엇이었나) 고등학교 앞에서 JYP의 캐스팅을 받았지만 실력이 부족했다”
Q. 다사다난한 데뷔 스토리가 인상 깊다. 가장 힘들었던 때와 보람찬 때는 언제인가.
“가장 힘들었던 때는 뭣 모르고 했던 VIXX 데뷔 준비 시절이 아닐까. 이후 군대를 다녀와서 베네핏 활동을 시작했고 아이돌로서 마지막 그룹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멤버들과 끈끈하게 즐겁게 보냈던 것 같다”
Q. 연이은 재데뷔에도 계속 가수의 꿈을 키운 이유는?
“빅스 그룹을 준비할 때가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다. 그래서 꿈을 접으려고 했는데, 군대를 전역하고 보니 할 줄 아는 것도 스스로가 행복하게 느끼는 것도 음악밖에 없어서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Q. 한 때 소속되었던 ‘오프로드’처럼 지금의 이대원이 있기까지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데,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그룹보다는 솔로 체질이라 걱정은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격투기를 하면서 혼자가 더 편해졌다. 사실 최근 ‘미스터T’로 활동할 때 어쩌다 리더를 맡게 됐는데, 모두를 챙겨야 하는 책임감에 안 하던 긴장도 하고 약간의 스트레스도 없지 않아 있었다(웃음)”
Q. 그렇다면 지난 시절을 반추해보면 감회가 어떤가.
“어떤 시련과 고난이 닥친다고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한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전에는 팬이 5명 이상이 된 적이 없었는데, 트로트를 하고 처음으로 팬 카페가 생겼다. 같이 소통하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무엇인가.
“‘미스터트롯’ 전국 콘서트가 아닐까. 팬들이 올림픽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셨는데 내 인생 가장 많은 관객이 와준 무대였다. 기회가 된다면 그런 무대에 또 서고 싶다. (가족들의 반응은?) 10년 동안 음악적인 성과가 없어 늘 한심하게만 보셨는데 공연을 보시고는 정말 좋아하셨다”
Q. 요즘의 고민이나 걱정도 있을까?
“오디션 때만큼의 주목은 못 받고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이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훗날을 위한 연기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
Q. 연기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
“매주 개인 레슨을 받고 있다. 초반에는 발음 연습을 했고 지금은 감정 몰입과 독서를 병행하며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군대에서 음악을 접고 연기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입시 준비도 했었다. 하지만 배움이 부족했는지 2차에서 다 떨어지더라. 그래서 지금 더욱 연기 공부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Q.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토크보다는 몸 쓰는 게 자신 있기 때문에 SBS ‘런닝맨’에 나가보고 싶다”
Q. 이외에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내가 그린 그림과 함께 에세이 책을 내보고 싶다. 연기 연습 겸 책을 계속 읽다 보니 나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해서 스케줄 끝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늘 느낀 감정들을 조금씩 적고 있다”
Q. 만화 ‘원피스’ 덕후라고 들었는데, 볼수록 해적왕 루피를 닮은 것 같다(웃음).
“들어봤다(웃음). 한번은 ‘원피스’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팬들에게 피규어 선물을 엄청 받았다. 평소 무심한 듯하지만 중요한 걸 할 때는 목숨 걸고 하는 루피만의 가치관이 좋다. 보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느낀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루피도 좋아하지만 상디가 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 캐릭터도 발차기가 주특기인데 나도 경기할 때 발을 많이 쓰다 보니 눈이 가더라”
Q. 시합에 앞서서 이대원의 관리 루틴은?
“본격적인 시합 준비는 두 달, 식단 조절은 3주로 한다. 격투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은 체내 수분까지 다 뺄 정도로 혹독하게 하지만 나는 다이어트 한다는 느낌으로만 하고 있다. 그리고 기초 체력 위주로 관리하고 스케줄이 끝나면 테크닉 훈련을 한다. (자신 있는 기술은 무엇인가) 불꽃 하이킥(웃음)!”
Q. 좋아서 하는 이종격투기지만, 팬의 입장에서는 내심 걱정될 것 같다.
“안 그래도 경기가 워낙 거칠게 진행되고 무거운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이번 경기를 보러 오신 팬들께서 깜짝 놀라서 우셨다. 하필 그날 다리를 다쳤는데 다시는 하지 말라며 화를 내시더라. 나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시는 편이다”
Q. 팬들과 서로 굉장히 애틋해 보인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오디션 프로그램 직후 팬분들이 보러 와주신 게 꿈같이 행복했다. 이후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왕래가 끊겨 인기가 식었다고 생각했는데 1년 후 방송 스케줄에 다시 찾아와주셔서 감동받았다. 방송 준비 중에 다들 대기실에서 쉬는데 나는 근처 카페에서 팬미팅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웃음)”
Q. 새해에 꼭 이루고자 하는 게 있다면?
“올해는 콘서트를 꼭 하고 싶고 좋은 작품을 만나 배우로 정식 데뷔하는 게 목표다”
Q. 그렇다면 최종 목표는?
“가수로서는 나만의 공연장에서 팬들과 평생 노래하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씩(웃음). 그리고 선수로서, 배우로서 모든 일들을 부캐가 아닌 본캐로 인정받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내 안의 모습까지 잘 살펴주고 스케줄마다 도시락이며 방송 센스까지 케어해 주셔서 항상 감사드린다. 이제는 다치지 말고 행복한 추억 많이 쌓으면서 오래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서영록
헤어: 코코미카 주형 디자이너
메이크업: 코코미카 정민 부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