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와 피아노로 프랑스의 벨 에포크 시대를 망라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국내 대표 앙상블인 노부스콰르텟의 새 멤버 이원해(31·첼로·왼쪽)와 2010년 제네바콩쿠르 준우승자이자 트리오제이드 멤버로 16년째 활동 중인 이효주(피아노·오른쪽)가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프렌치 가든’이다.
이들은 드뷔시와 카미유 생상스 등 근대 프랑스를 풍미했던 작곡가들의 대표작을 들려준다. 최근 서울 신사동 풍월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다른 국가와 달리 프랑스 레퍼토리에는 독보적인 매력이 담겨 있다”며 “캐비어 개수를 일일이 세면서 요리를 완성하는 프랑스 셰프처럼 공연에서 완벽한 미학을 들려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공연에서 벨에포크 시대를 상징하는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d단조’를 첫 곡으로 들려준다. 생상스의 ‘첼로 소나타 1번 c단조’, 나디아 불랑제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소품’, 세자르 프랑크의 ‘첼로 소나타 A장조’로 이어진다. 지난해 9월부터 둘이 고심해서 짠 프로그램이다.
이원해는 “드뷔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짰는데, 여기에 프랑스 고전주의를 구사한 프랑크, 현대음악의 주축이 된 블랑제로 이어진다”면서 “대중적이지 않은 생상스의 첼로 레퍼토리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유학생활을 하며 제2의 고향이 된 파리를 향한 향수도 공연을 기획하는 데 도움됐다고 했다. 이원해는 2014년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하고 다음해 프랑스 페이 드라 루와르국립오케스트라의 첼로 부수석이 됐다. 이효주도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거쳐 프랑스 에콜 노르말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프랑스에서 10여 년을 지내다 고국에 돌아온 이원해에겐 이번 연주가 갖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파리에서 체득한 문화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노부스콰르텟 새 멤버로 합류한 뒤 처음으로 제 색깔을 드러내는 공연이라서요.”
이들이 예찬하는 프랑스 레퍼토리의 특징은 뭘까. ‘섬세함’이라고 둘은 입을 모았다. “피아노 페달 밟는 속도, 박자를 타는 방식 등 악보에 지시문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선율에도 프랑스 예술의 집요함이 담겨 있죠.”(이효주)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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