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1일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약 24조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파운드리 라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약 405만㎡ 부지에 두 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착공한다. 인텔 측은 해당 부지에 총 8개 공장을 수용할 수 있으며, 향후 10년간 투자 규모가 1000억달러(약 119조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해 9월 애리조나주에도 200억달러(약 24조원)를 들여 2개 공장을 착공했다.
인텔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파운드리 시장의 글로벌 고객사를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초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은 2024년까지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모바일·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단기간에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TSMC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440억달러(약 47조5000억∼52조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올 상반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2공장을 착공한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가 점유율 53.1%로 안정적 1위를 지키고 있고 삼성이 2위(17.1%)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힘쓰고 있는 것은 변수다. 공급망 관련 정보를 요구하거나, 첨단 장비 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등의 방식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견제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에 들어간 것은 그만큼 고객사 확보에 자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된다”며 “인텔이 파운드리 기술력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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