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전제와 결론이 모두 잘못됐다. 우선, 교원 인건비 등 교육 현장의 고정 지출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부터 틀렸다.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783만2000명 수준이던 학생 수는 2021년 532만3000명으로 250만 명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교원 수는 34만 명에서 43만6000명이 됐다. 앞으로도 학령인구 감소세는 가속화할 전망이어서 현재 교원 수준만 유지해도 10년 안에 초·중·고 교원 한 명당 학생 수가 10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국세 연동 구조 유지’를 주장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내국세에 연동된 교육교부금은 세입이 좋지 않았던 2014년과 2015년엔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고, 2020년에는 정부가 세입을 줄여 잡는 감액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며 교육교부금이 감액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제도 개편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연동된 교육교부금이 끊임없이 늘어나지 않도록, 수요에 맞는 예산이 안정적으로 배분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당국은 내국세 수입 악화로 교육재정이 타격받는 현상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 모두 “교육 예산의 안정성을 확보해 넘치는 일도, 모자라는 일도 없도록 해야 한다”는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날로 악화하는 국가 채무 규모 등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생각하면 내국세 연동 구조 해소가 시급하다.
교육당국은 교육 재정 개편 목소리가 높아진 이면엔 당국의 교육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투입되는 예산은 매년 수십조원이 넘는데 왜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계속 늘어나는지, 사교육비 부담은 줄지 않는지 국민은 의아하기만 하다. 교육 예산 확대를 주장한다면 그만큼의 교육 성과를 내는 것이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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