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집값 폭등은 민주당의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라며 “전국에 총 311만 가구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 경선 때 자신이 제시한 250만 가구 공급 계획보다 61만 가구, 문재인 정부 공급 계획(206만 가구)보다는 105만 가구 늘린 것이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해선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90%까지 허용하겠다고도 했다.
311만 가구 공급 계획은 작년 8월 민주당 경선 때 약속한 250만 가구보다 61만 가구 늘어난 규모다. 서울에는 기존 공급 계획 59만 가구에 48만 가구를 더해 107만 가구가 공급된다. 이 후보는 “이 중 40만 가구를 공공택지에 공급하는데, 김포공항 주변, 용산공원 부지와 주변 부지, 태릉·홍릉·창동·1호선 지하화 구간 등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에 통합하고 김포공항 이전 부지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도심 공항 필요성을 제기하는 서울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에 김포공항을 유지하면서 그 주변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경기도와 인천에는 정부 계획 123만 가구에 28만 가구를 추가해 151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도권 외 지역에는 정부 계획 24만 가구에 29만 가구를 추가해 총 5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물량이 전체 311만 가구 중 83%(258만 가구)에 달한다. 이 후보는 “수도권에 대량 공급하면 지역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지적이 일리가 있지만, 수도권의 주거 고통을 심화시키는 게 지방 발전의 대안은 아니다”며 “수도권 공급을 진행하면서 지방에도 인프라 투자를 집중시켜 이주 압력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공급 공약은 중장기 계획이다. 이 후보는 ‘임기 내 311만 가구 공급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에서 계획된 물량도 (차기 대통령) 임기 내 완전히 공급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계획에 따라 물량이 확정적으로 공급된다는 사실이 주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특별공급에 더해 대출 규제와 거래세 부담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서는 지역·면적·가격 등을 고려해 LTV를 최대 90%까지 인정하는 등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며 “이들의 취득세 부담을 고려해 3억원 이하 주택은 면제, 6억원 이하 주택은 절반으로 경감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공급 확대와 동시에 주택 공급가격도 반값까지 낮추겠다”며 “공공택지 공급가격 기준을 조성원가로 바꾸고, 분양원가 공개 제도 도입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반값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각 시를 방문해 즉석 연설을 통해 시별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과천에서는 과천~위례선 조기 착공을 약속했고, 수원을 찾아서는 군 공항 이전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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