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외교 같은 쇼, 안한다"

입력 2022-01-24 17:52   수정 2022-01-25 01:5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문재인 정부의 남북한 정상회담 등은 정상 외교가 아니라 국내 정치에 남북 통일 문제를 이용하는 쇼였다”며 “저는 쇼는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고, 북한 인권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보수층과 함께 ‘북한 눈치 보기’ 외교에 회의적인 중도층까지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정책 강경 기조’ ‘한·미동맹 강화’ 등이 포함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먼저 ‘북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온 문재인 정부와 달리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는 국제적 대북 제재도 유지하겠다”며 “예측 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이라도 실질적 비핵화 조치 시에는 유엔 제재 면제 등을 활용해 대북 경제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말로는 인권을 외치면서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며 북한 주민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외면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북한인권재단을 조속히 설립하고, 북한인권법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인간관계나 국가 간 관계가 크게 다르지 않은 면이 있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면서 상대방 입장을 존중하며 일관된 원칙에 의해 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정상화도 이런 기반에 기초해 관계를 정립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대북 이벤트 위주의 접근으로 대북정책 본질이 훼손되고, 한·미동맹 간 대북정책 공조도 약화됐다”며 “북한 눈치 보기로 한미연합 방위 태세도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년마다 정기적으로 해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기본적으로 군사안보동맹이고, 이걸 지키기 위해 정례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그 자체를 안 하고 있다”며 “경북 성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보면 시민단체 등이 그걸 접수하고 있고 육상으로는 물자 이동도 못 하고 있는데 이걸 방치하면서 어떻게 미국과 동맹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윤 후보는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쿼드(Quad) 산하의 백신·기후변화 워킹그룹에 참여해 협력해 나가겠다”며 “추후 정식 가입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중 관계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이념 편향 외교로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구조가 약화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군사안보 차원에선 우리가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지만, 중국과는 기본적으로 상호 존중이라는 기반하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며 ‘한국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고위급 대화 정례화’ ‘외교장관의 연례 교환 방문’ ‘외교차관 전략대화 연 2회 개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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