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텃밭' 유럽시장 전운…中 CATL, 2위로 치고 올라와

입력 2022-01-25 01:37   수정 2022-01-25 01:38

중국 2차전지업체 CATL이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인 유럽에서 삼성SDI SK온을 제치고 배터리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유럽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24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점유율 17.0%를 기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엔 10.3%로 5위에 그쳤지만 1년 만에 판매량을 218.8% 늘린 결과다. 메르세데스벤츠 EQA, BMW iX3, 테슬라 모델3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유럽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삼성SDI는 피아트 500e와 아우디 e트론,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니로 EV 판매 증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CATL에 역전당했다. 삼성SDI(12.5%)는 3위, SK온(12.0%)은 4위로 밀렸다. 파나소닉(7.0%)은 아예 역성장하며 5위로 떨어졌다.

LG엔솔은 폭스바겐 ID.4와 테슬라 모델3 판매가 늘며 1위를 유지했다. 판매량 증가율은 119.3%로 CATL보다 낮지만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점유율을 46.2%로 늘렸다. 지난해 판매된 유럽 전기차 두 대 중 한 대는 LG엔솔 배터리를 장착한 셈이다.

전기차시장 조사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유럽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20.7%에 달해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가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 중 하나다. 글로벌 1위인 CATL은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해 유럽까지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27일 상장으로 12조7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하는 LG엔솔은 유럽 현지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폴란드법인 등에 1조84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 신규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점유율에서도 CATL을 추월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포드와 손잡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SK온은 유럽에서도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 공장이 있는 터키가 유력 후보지다. SK온은 헝가리 코마롬에서 1공장을 가동 중이며 1분기에 2공장도 가동을 시작한다.

헝가리 괴드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SDI는 올해 이곳에 2공장을 짓는다. 지난해 괴드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차세대 하이니켈 배터리 젠5 생산량을 늘려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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