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기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중대재해 예방 CEO 과정, 전국 첫 개설"

입력 2022-01-24 15:15   수정 2022-01-24 15:16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는 27일 시행된다. 경기 평택 냉동창고 화재와 광주광역시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법 시행에 대한 관심이 높다. 중대재해처벌법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규정을 담고 있어서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기업인의 안전의식 개선과 사업장 안전환경 조성은 더 중요해졌다.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총장 이성기·사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산업안전정책 최고경영자(CEO)과정을 개설한다. 대학원에도 산업안전공학과를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안전 분야 전문가로 강사진을 꾸려 기업인의 안전관리 의식을 높이고 안전한 사업장 조성을 돕게 된다. 대학원은 산업안전 분야 교육체계를 구축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이성기 총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산업재해로 산업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는 있는 시점에 전문 교육 인프라를 갖춘 대학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기업이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들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취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업인을 위한 CEO 과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업 CEO, 임원, 공공기관장, 유관기관 단체장 등을 대상으로 기업의 안전관리와 현장 작업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CEO 간 정보 교류와 더불어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을 분석하고 효과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세부 교육과정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정책·법률을 비롯해 안전, 보건, 경영, 인문 분야에서 우수 기업 사례 및 최신 트렌드, 현장방문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기대의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 경제단체, 노동단체, 정치, 학계 등을 총망라한 산업안전 분야 전문가를 강사진으로 구성해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대학원에도 산업안전공학과 설립을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교육이 중요합니다. 산업안전 전문가 수요가 급증하면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관리자를 찾기가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대학이 각종 사고 예방 및 유사시 신속한 대응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합니다. 산업안전공학과 신설을 추진하게 된 이유입니다.”
▷대학원과 CEO 과정 모집은 언제부터 진행됩니까.
“CEO 과정은 다음달 모집에 들어가 오는 3월부터 운영할 예정입니다. 대학원은 2022학년도 후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기존의 안전관리 담당자를 고급 전문가로 전환하기 위해 석사(2년), 박사(2년) 정규과정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건설, 화학, 전기, 산업안전 분야의 연구 실적을 갖춘 교수진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교원을 추가 채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39개에 달하는 산업안전 분야 전공교과를 편성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 체계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부 교육과정 신설도 추진 중입니다. 산업안전 분야 교육 수요와 정원 및 분야별 교원 인력을 면밀히 분석해 이르면 2024학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생각입니다. 학과 수업도 자격증 취득과 연계되도록 설계할 예정입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교육과정은 무엇인가요.
“한기대는 고용노동부가 설립한 대학입니다. 국책 대학으로서 ‘직업능력개발 훈련교사 및 실천공학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는 고용서비스정책학과와 대학원 산업안전공학과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통해 국가를 대표하는 고용서비스 전문 교육기관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최첨단 에듀테크를 활용한 첨단·신기술 분야 실습·연구가 가능한 미래학습관 건립도 추진 중입니다. 올해 완공 예정인 ‘다담 미래학습관’은 전문지식과 융합능력을 보유한 고숙련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시설입니다. 이곳에서 자율주행차, 스마트러닝 팩토리,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사이언스, 수소연료전지 및 2차전지, 지능형 로봇 등 미래 교육을 선도하겠습니다.”
▷미래 산업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으로 개편해 교육 차별화를 선언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72개 교과목을 신설하거나 개편했습니다. 융합학과를 설치해 AI·빅데이터,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스마트팩토리 등 3개 트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든 재학생이 전공과 관계없이 트랙을 선택해 수강합니다. 5개 교과목을 이수하면 졸업 시 부전공 수준의 학위를 줍니다. 올해부터는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과정을 필수로 이수하도록 했습니다. 미래 첨단기술 분야 디지털 역량을 갖춘 AI·SW 전공능력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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