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면의 흐름에 집중…우아하고 역동적인 G90 탄생"

입력 2022-01-25 15:27   수정 2022-01-25 15:28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G90가 우아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내·외장 스타일링 디자이너가 완성한 2차원(2D) 디자인이 양산 설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3D 디지털 모델을 만든 디지털 디자인팀의 역할이 컸다. 현대자동차그룹 소식을 전하는 HMG저널은 디지털 디자인팀의 외장 담당 천세복 책임연구원, 이창하 연구원과 내장을 맡은 이한철·박담 책임연구원을 만나 디지털 디자인 과정을 소개했다.
▶개인별로 어떤 역할을 수행했나.
▷이한철 책임연구원 “디지털 디자이너의 업무는 크게 두 단계다. 먼저 내·외장 디자이너의 초기 디자인 아이디어를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 데이터화하는 선행 3D 디지털 모델링인 CAS 단계가 있다. 이 단계에서 내장 디자인 아이디어를 디지털로 형상화했다.”

▷이창하 연구원 “외장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 선정된 아이디어를 담당 스타일링 디자이너와 함께 디지털화했다. 디자이너의 의도를 실제 자동차에 표현할 수 있을지 여러 3D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확인하는 일이 주된 업무 중 하나다.”

▷박담 책임연구원 “CAS 단계에서 만든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법규, 설계 요구 사항 등에 맞춰 실제 양산을 위한 설계용 디지털 데이터를 제작하는 CAD 단계 중 내장 디자인을 담당했다.”

▷천세복 책임연구원 “CAD 단계에서 외장 스타일링 디자인 데이터를 양산 조건에 만족하도록 관리했다. 데이터가 최종 양산으로 넘어가기까지 수많은 협의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주로 맡았다.”
▶G90 디지털 디자인의 특징은.
▷이창하 연구원 “디자인 완성도의 기본인 선과 면의 흐름에 특히 더 신경을 썼다. G90는 크고 긴 차체를 바탕으로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면이 끊기지 않고 차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로지르며 흐른다. 각각의 선이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적절한 흐름을 유지할 때 그 위에 얹어지는 면들은 깨끗한 리플렉션(반사면)을 표현할 수 있다.”
▶외장 디자인을 완성한 과정은.
▷천세복 책임연구원 “차체가 크다 보니 작은 디테일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예상외로 어려움이 많았다. 거대한 조개껍데기 같은 크램셸 후드와 각이 큰 트렁크 리드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후드의 독특한 형상을 유지하면서 그릴 및 헤드램프와 만나는 지점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데 공을 들였다.”
▶내장 디자인 역시 화려하고 우아한데.
▷이한철 책임연구원 “특히 계기판 양쪽에 솟아오르는 날개 형상의 가죽 가니시는 기존 차에서 볼 수 없었던 형태로, 다듬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무엇보다 이 부분의 폭이 좁은 탓에 버튼 모듈을 넣는 게 쉽지 않았다. 다양한 시도를 했고 결국 디자인 요구를 충족하면서 최적의 설계를 위한 형태와 위치를 찾아냈다.”

▷박담 책임연구원 “차 외부에서 창을 통해 실내를 바라볼 때 형상과 실내에서 창을 통해 외부를 바라볼 때 형상이 다를 수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장 벨트라인과 내장 도어 트림이 연결된 부분, 전방 후드와 내장 크래시 패드가 만나는 지점에서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디자인 품평 과정도 변화가 있었나.
▷이한철 책임연구원 “디지털 모델이 시간, 과정상 이점이 많지만 결국 실물로 봐야만 아는 것도 있다. 그래서 초기에 데이터화한 디자인을 3D 프린팅, 클레이 등 실제 모델을 통해 검증하는 단계를 거쳤다.”

▷박담 책임연구원 “가상 공간에서 디지털 데이터로 모든 상황을 검토하지만 가상 공간과 현실과의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디자인 개발 단계에서 실물 모델을 만들어 디지털 모델에서 느낄 수 없는 차이점을 찾아내고 개선했다.”
▶G90가 어떻게 다가가길 원하나.
▷천세복 책임연구원 “세계적인 명차 반열에 올라서는 대표 자동차로서 품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만든 프로젝트였다. 이런 품격을 다양한 부분에서 느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이창하 연구원 “모든 부분에 제네시스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요소가 들어가 있고, 그 결과 세계 어디에 내놔도 찬사를 받을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 많은 사람이 그런 자부심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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