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최근 친환경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초고강도 강판인 ‘1.5GPa MS(Martensitic)강판’ 개발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강판은 기존에 개발된 동일 규격 강판 대비 평탄도 및 내균열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GPa(Giga Pascal,기가파스칼)는 재료의 압축강도·인장강도를 측정하는데 쓰이는 단위다. 1mm²면적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딘다는 뜻이다. 1.5GPa 강판은 1mm²면적당 15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MS는 철이 가진 미세조직 가운데 가장 강한 강도를 가진 조직이다. 급속냉각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1.5GPa MS강판은 높은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제조공정 중 급속 냉각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강판의 평탄도가 낮아지고, 제품 사용 중 수소 침투로 인해 균열이 발생하는 등 품질확보가 어려워 자동차 소재로 상용화되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현대제철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소재 제작단계부터 합금원소의 조합을 최적화하고, 급속 냉각을 대체하는 열처리기술을 개발했다. 균열의 주요 발생원인인 수소의 침투를 최소화하는 기술도 개발해 제조공정에 적용했다. 그 결과 제품의 강도를 1.5GPa로 유지하는 동시에 3mm 이하의 평탄도를 실현한 ‘프리미엄 1.5GPa MS강판’ 생산에 성공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프리미엄 1.5GPa MS강판’은 기존 동일 규격 강판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했다"며 "전기차의 배터리 케이스 및 범퍼, 루프사이드 보강재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완성차업체는 전기차 제조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차체 경량화와 외부 충격시 탑승자와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내구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의 경우 경량화와 충돌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현대제철은 이번 강판 개발이 전기차 관련 소재의 시장 선점에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개발을 통해 그동안 유럽, 미주 철강사들이 독점하고 있던 초고강도 냉연강판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에도 관련제품의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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