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잔반·분뇨 악취를 수소로 바꾼다

입력 2022-01-26 17:09   수정 2022-02-03 15:32


현대로템이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폐기물 등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를 수소로 변환하는 장비를 다음달부터 양산한다. 회사 측은 바이오 가스를 활용하는 수소추출기가 수소 경제 밸류체인 확대의 첨병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 에너지로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020년 12월부터 수소추출기 생산을 시작해 현재 5대 제조를 마무리했다.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수주한 3대는 6월까지 조립 예정이다. 연 20대를 만들 수 있는 2000㎡ 규모의 수소추출기 조립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것은 다음달부터다.

첫 수소추출기는 충주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에 배치돼 있다. 음식물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를 기반으로 수소를 뽑아낸다. 가스에서 메탄을 분리한 뒤 물과 반응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악취 가스’가 이 장치를 거치면 순도 99.995%의 수소로 바뀐다. 현대로템은 가축 분뇨와 폐기물에서 바이오 가스가 배출된다는 점을 토대로 축사와 폐기물 처리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나머지 4대는 강원과 인천 지역 수소충전소에 납품했다. 여기에서 생산된 수소는 수소차 충전 등에 쓰이고 있다. 수소추출기 한 대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 128대를 100% 충전할 수 있는 하루 640㎏의 수소를 생산한다. 트레일러 한 대를 통해 운송할 수 있는 수소의 양은 200~300㎏이다. 한 대의 수소추출기가 트레일러 두 대분이 넘는 수소를 책임지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로템은 소모품인 촉매제를 제외한 열 교환기, 압력변동흡착용기(PSA) 등 90%의 부품을 국산화했다. 해외 업체를 통해서도 제작 의뢰가 들어오고 있어 조만간 수출도 할 계획이다. 주영진 현대로템 수소사업팀장은 “기업 관계자들도 현대로템 수소충전기를 보고 놀랄 정도로 품질이 상당하다”며 “수소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는 유럽 등 해외에서 사용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수소추출기에 붙일 수 있는 소형 포집장치도 개발 중이다. 이 장비가 배출하는 소량의 이산화탄소를 ‘제로(0)’로 만들기 위해서다. 수소추출기가 온실가스 저감을 목적으로 개발한 장비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동식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
현대로템이 강원도와 진행 중인 액화수소충전소 사업 협상도 막바지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배 작아 한 번에 3000㎏ 이상 수송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수소는 수소차 충전뿐 아니라 필요한 곳에 운반한다. 액화수소충전 시설은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꼽힌다.

이동식 수소충전소 보급도 확대하고 있다. 수소충전 설비를 차량에 탑재해 이동할 수 있는 시설로 공사 현장의 수소건설 장비, 수소충전용 긴급출동차량 등이 주로 이용한다. 이를 통해 수소 충전 인프라 사각지대를 해소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수소 부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 기존 수소사업과 프레스사업을 담당하던 수소&프레스실을 수소에너지사업실로 확대 개편하기도 했다.

의왕=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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