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환원제철 개발 경쟁의 승자는 포스코가 될 것입니다.”
이덕락 포스코 기술연구원장(부사장·사진)은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과 가장 근접한 기술인 파이넥스를 이미 2007년에 내놨다”며 “204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 ‘포스코맨’인 이 원장은 2020년부터 포스코의 연구개발 (R&D) 기지인 기술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철상사들의 당면 과제는 탄소 배출 없이 쇳물을 뽑아내는 것이다. 이들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수소환원제철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걸음마 단계의 기술로 철강사 간 R&D 경쟁이 치열하다.
이 원장은 포스코가 이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는 2007년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해 쇳물을 만들어내는 파이넥스(FINEX) 공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며 “수소환원제철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파이넥스 공법을 기반으로 한 수소환원제철 실험에 성공했다. 2028년까지 연산 100만t 규모의 데모 플랜트 구축을 마무리한 뒤 2030년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긍정적인 판단이 서면 204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하고,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존 고로를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전환한다.
기술적 난제도 적지 않다. 타면서 열을 발생시키는 석탄과 달리 수소는 철광석과 환원 반응을 일으키면서 열을 빨아들인다. 이 원장은 “흡열반응으로 인해 쇳물을 녹이는 노의 온도가 떨어지는 만큼 별도로 열을 보상해줘야 한다”며 “열은 곧 비용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전기로의 또 다른 단점은 낮은 품질이다. 자동차용 강판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은 전기로에서 제조하기 어렵다. 이 원장은 “인위적으로 극소량의 탄소를 투입해 고로 쇳물과 비슷한 성분을 만드는 기술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기로의 구조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철강업계에서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원장은 “AI를 통해 원료 투입량에 따라 송풍량을 조절하는 식의 스마트제철소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며 “77종에 달하는 원료 원가를 자동 분석해 최적의 배합비를 찾아내는 AI 시스템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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