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에 "의혹제기와 고발이 이뤄진 상황만으로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김현석 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지난 26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게시된 '제1야당 당대표 이준석의 방송 출연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 답변을 남겼다.
그는 "KBS는 음주운전이나 성폭행, 마약 등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범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또는 일반인에 대해서는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출연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 운영기준 제6조 2항에서는 '입건, 구속, 집행유예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은 자 등으로 구분, 사안의 경중에 따라 출연섭외 자제 권고, 한시적 출연 규제, 방송 출연 금지 등을 심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한 '성접대 의혹' 고발 사건은 현재 서울경찰청에 배정돼 있고, 이준석 대표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혹제기와 고발이 이뤄진 상황만으로 '방송출연규제 심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으로 실무진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준석 대표는 공당의 대표이자 공인으로서 그의 발언과 행위 등은 공적 관심사이자, 방송의 대상에 해당된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원인 A씨는 지난 2일 "성상납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그 사안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했다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모양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가 혐의를 벗고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방송 출연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3년 한 정보통신기술 업체 김모 대표로부터 대전의 한 호텔에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을 수사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가로세로연구소'를 비롯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서민민생대책위원는 이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이 대표 역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기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나와 관계없는 사기사건에 대한 피의자 진술을 바탕으로 날 공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5일 이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를 고발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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