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까지 속 썩이네"…불안불안한 코스닥 ETF

입력 2022-01-27 11:36   수정 2022-01-2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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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휘청거리면 상장지수펀드(ETF)는 덩달아 비틀거릴 수밖에 없다. 직접 투자자보단 적은 영향을 받지만, 올해 들어선 이런 특징도 무색한 모습이다.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에 이어 대장주 자리에도 반짝 올랐던 에코프로비엠조차 대형 악재를 몰고 왔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ETF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7일 오전 10시52분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전일보다 4800원(1.46%) 내린 32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전일 장 막판 급락해 19.15% 떨어진 32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주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도 27% 넘게 급락했다. 에코프로비엠 임원들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서 주식 거래를 한 정황을 금융당국과 검찰이 포착, 합동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장중 전해지면서다.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주가가 더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에는 충북 청주시 오창읍 소재 에코프로비엠 제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당일 4.66% 떨어졌고 이튿날에도 7.70% 급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잇단 악재에 관련 ETF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와 공장 화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일 내 해소되긴 어려워서다. 전일 종가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은 에코프로비엠(6.34%)과 에코프로(4.44%)에 약 11%의 높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21일부터 전일까지 나흘간 외국인과 기관은 이 ETF를 1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테마'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각각 7.63%, 2.71%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상품은 코스닥시장 대표지수인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다. 오스템임플란트와 에코프로 그룹주 모두 코스닥150의 편입 종목이기 때문이다. 신라젠의 경우 작년 5월 말 단행된 코스닥150지수 정기변경에서 편출됐지만 ETF 자산구성내역(PDF)에는 그대로 남아 있다. 거래 정지된 종목이 지수에서 편출되는 경우 ETF 상품에선 해당 종목의 순자산가치가 거래정지 직전 종가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 상장된 ETF 가운데 코스닥 150을 기초지수로 삼는 상품(테마·섹터 제외)은 16종이다.

한편 코스닥시장 기업들이 잇따라 말썽을 빚자 일각에선 코스닥 ETF 투자 자체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의 주요 코스닥150 ETF들의 상승률은 마이너스(-)14~15% 수준이다.

이상원 동아대 금융학과 교수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사태를 비롯해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의혹, 에코프로비엠의 내부자거래 등 잇단 논란은 전부 내부통제 기능의 결여에서 비롯되지 않았느냐"라며 "코스닥시장의 잣대가 되는 기업들이 기본적인 내부통제 장치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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