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신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사진)이 27일 “직방 등 부동산 플랫폼의 중개업 직접 진출 시도를 막기 위한 법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장 교란을 막기 위한 자정 노력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직방은 개업 공인중개사 광고비를 통해 성장한 회사인 데 이젠 직접 진출로 중소 중개사들 먹거리까지 가져가겠다고 한다”며 “시장 생태계를 흔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플랫폼의 직접 진출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 자체는 소비자에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거대 플랫폼의 등장으로 중소 중개업소들이 사라지면 결국 독과점 체제가 돼 소비자 비용은 증가한다는 얘기다.
그는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카카오대리를 예로 들며 “중소 대리운전 회사가 대부분 사라지자 결국 대리비는 예전보다 훨씬 더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권 수호만이 아니라 소비자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공인중개사들의 협회 의무등록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가입된 변호사들만이 법률 서비스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협회에 등록된 공인중개사들만 중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변호사 징계 권한을 가진 대한변협처럼 중개사협회가 일회성 무등록 중개 업소를 처벌하거나 직방 등 대형 플랫폼과 협업하는 공인중개사들을 직접 징계·감독하는 권한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중개수수료 상한요율 인하와 관련해선 고정요율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회장은 “실제 아파트 거래 중위가격은 3억6000만원으로 중개수수료는 평균 140만원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10억원 이상 주택 중개거래 건수는 전체 거래건수의 4.6%에 불과한 데도 거래 전체인양 호도돼 공인중개사들이 큰 돈을 버는 줄 안다”며 “현행 상한요율 대신 협회가 추진하려는 고정요율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많은 논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을 기반으로 반값 중개 수수료를 내세우는 새싹기업(스타트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중개 보수를 낮추면 질 낮은 중개 서비스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정당한 보수를 줘야 정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13대 협회장인 이 회장은 협회 제10·11대 대의원과 제12대 충남지부장을 역임했다. 부동산학 박사로, 단국대, 목원대, 신성대 등에서 부동산학과 교수·강사로도 활동했다.
은정진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