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먼 곳으로 온천 여행을 떠나기가 부담스럽다면 특급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를 찾아가 보자.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돼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고, 근육이 긴장되면서 잘 뭉치기도 한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입욕을 즐긴 뒤 받는 전문 테라피스트의 꼼꼼한 마사지는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투자’를 해보는 건 어떨까. 글로벌 호텔 체인이자 국내에서도 럭셔리한 스파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반얀트리호텔앤스파와 메리어트호텔 스파를 비교 체험해 봤다.
테라피스트가 녹차와 벌꿀을 섞은 스크럽으로 발을 구석구석 닦아준 뒤 수건으로 물기를 깔끔하게 제거해줬다. 이날 체험한 마사지는 이곳의 시그니처 마사지인 발리니스 마사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유래한 오일 마사지로, 엄지손가락과 손바닥의 압력을 이용해 느리지만 강력하게 눌러주는 마사지다. 흑후추와 라벤더 향이 섞인 피스(Peace) 오일을 온몸에 바른 뒤 테라피스트 손길에 몸을 맡기자 거짓말처럼 심신에 평화가 찾아왔다. 종종 마사지의 압력이 적절한지 체크하는 것 외에 테라피스트는 고요함을 지켰다. 마사지를 받지 않는 부위에도 온열감이 있는 필로우(베개)를 받쳐 줘 세심하게 휴식을 도왔다. 마지막에는 두피 자극과 스트레칭으로 개운한 느낌을 보탰다. 이 호텔의 문지현 지배인은 “반얀트리 스파는 대표적인 동양식 럭셔리 스파로서,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의 손길만 이용하는 ‘하이 터치, 로우 테크’ 철학을 고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마사지 뒤엔 미리 준비된 히노키 욕조에 몸을 담갔다. 흐드러진 꽃잎과 함께 30분여간 나홀로 즐기는 입욕은 그야말로 몸을 위한 호사(豪奢) 그 자체다. 준비된 카모마일티를 곁들여 휴식을 취하니 스트레스가 오롯이 씻겨 내려갔다.
짧은 스파 타임이 아쉽다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70만원대 가격에 제공되는 ‘반얀 데이’ 프로그램은 총 285분 동안 스파와 마사지를 즐기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빈틈없는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다.
가운을 입고 허브차를 마시며 상담 카드를 적었다. 스트레스 강도, 신체 고민부터 선호하는 마사지 강도까지. 따듯한 족욕통에 발을 담그고 차를 마시니, 추위에 굳어 있던 몸의 긴장이 한층 풀렸다. 대표 프로그램인 ‘톱 투 토 트리트먼트’는 2시간 동안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관리를 제공한다. 아로마 오일을 발라 온몸을 따뜻하게 한 뒤 주물러주는 서양식 마사지다.
경혈·지압 위주의 동양식 마사지와 달리 근육과 뼈 연결조직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게 서양식 마사지의 특징이다. 이근혜 수스파 팀장은 “림프 흐름을 촉진해 몸속 순환을 돕는다”며 “활력과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무암을 납작하게 눌러 만든 돌을 데운 뒤 복부에 올려 수기 마사지도 했다. 따듯한 기운을 끌어올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과정이다. 아로마 두피 마사지까지 하고 나니 한동안 이어졌던 두통이 잦아들었다. 관리가 끝난 뒤엔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휴식을 만끽했다.
유럽 전통 스파 관리를 경험하고 싶을 땐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 있는 ‘프로방스스파바이록시땅’이 제격이다. 이곳은 프랑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 제품을 활용해 프랑스 현지 스파와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이곳에선 테라피스트가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재료로 만든 오일을 바른 뒤 강약을 조절하며 어깨, 팔, 다리 등을 섬세하게 마사지해준다. 김은영 프로방스스파바이록시땅 테라피스트는 “피부결을 개선하는 동시에 뭉친 근육까지 풀어주는 스파야말로 겨울철 진정한 휴식을 누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글=정소람/정지은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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