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에선 이마트가 스마트팜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팜 업체 엔씽과 손잡고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영양액을 풍족하게 먹고 자란 로메인 상추와 바질 등은 기존 제품보다 신선도 유지 기간이 두 배 이상 길다. 노지에서 자란 로메인 상추는 냉장고에서 3~4일이면 금세 선도를 잃지만 스마트팜에서 자란 제품은 2주일은 거뜬하게 버틴다.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채소는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기온과 강수량 등에 따라 수확량이 좌우돼 가격이 널뛰는 엽채류 등을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면 가격과 수급 불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스마트팜에선 온도와 습도 등을 맞춤형으로 조절할 수 있어 딸기 등 계절 과일도 1년 내내 재배할 수 있다. 산지와의 물리적 거리도 줄어든다. 대도시 인근 나대지에 컨테이너로 만든 수직농장을 설치하면 그곳이 산지가 된다. 지방 산지에서 공급받는 것에 비해 운송 비용과 배송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팜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5조67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4조4493억원)에 비해 27.5% 성장했다.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3620억달러(약 4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팜은 기존 농업의 틀을 완전히 뒤바꾸는 기술”이라며 “30분 전 수확한 딸기를 사계절 내내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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