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이11부(윤경아 부장판사)는 최근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채팅앱에서 30대 남성 B씨로부터 "여자친구와 함께 성관계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간 A씨는 중학생 C양을 상대로 유사강간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은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A씨는 법정에서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A씨가 피해자와 2~3시간 같이 있었고 함께 샤워를 하며 피해자의 발육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과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는 육안상으로도 고등학생에 미치지 못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는 점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사건 당일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말했고, 피고인도 피해자에게 '어리게 생겼다'고 말한 정황이 인정된다"면서 "성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미성년자를 상대로 저지른 피고인의 범행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채팅앱으로 A씨에게 범행을 제안한 B씨는 지난달 2일 성폭력처벌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일 B씨는 A씨를 집으로 불러들인 뒤 A씨의 범행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가출 청소년인 C양을 유인해 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촬영·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A씨와 B씨는 모두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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