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느낌이 쎄해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치킨집을 운영 중인 A씨는 이날 고객이 남긴 리뷰를 캡처해 올리며 "설날에 마지막 음식일 리가 없을 것 같아 느낌이 쎄해서 리뷰를 보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며 "안 좋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미지를 보면 고객은 "남기지 않고 다 먹은 치킨은 이 집이 처음인 것 같아요. 포장도 깔끔히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마지막으로 치킨이 먹고 싶었다. 많이 파시길 바란다"고 리뷰를 남겼다.
이를 본 자영업자 누리꾼들은 '머리가 쭈뼛 섰다' '요즘 워낙 힘든 세상이니까, 정말 혹시라도… 잘 하셨다' '단순 해프닝이면 좋겠다' '어감상 신변정리하는 느낌인 것 같다' 등 걱정어린 댓글들을 달았다.
하지만 이 일은 A씨의 후기글을 통해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A씨는 "방금 112에 전화해서 어떻게 됐는지 확인한 결과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었다"며 "경찰관도 '신고를 잘 해주셨고 해프닝으로 끝나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도 같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들은 '사장님의 관심이 참 멋지다' '이유야 어찌됐든 사장님 마음이 아름답다' '후기 궁금했는데 대처 잘하셨다. 손님은 다이어트 성공하시길' '별 일이 없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좋은 마음으로 좋은 일 하신거니 됐다' 등 의견을 보였다.
전일에는 배달 도중 넘어져 음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배달 기사에게 되레 격려를 한 치킨집 사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배달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음식 포장터져서 난리였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구 소재 치킨가게에서 배달 기사로 근무한지 두 달가량 됐다는 B씨는 "치킨집에서 치킨과 떡볶이를 배달해서 가져가는 도중에 넘어져서 떡볶이 포장이 터졌다. 포장이 엉망이 되고 도저히 고객분께 전달할 수 없어서 매장 사장님께 전화를 드리고 상황을 설명드린 뒤 다시 픽업해서 책임지고 배달하겠다고 말씀 드렸다"며 "그랬더니 사장님이 되레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괜찮냐고 걱정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A씨는 "내가 사고 친 것은 수급해야 하니까 엉망이 된 음식값은 배상하고 가져가겠다고 말했더니 사장님과 따님 분은 손사래치시면서 일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했다"며 "떡볶이는 엉망이라 안 되지만 치킨은 멀쩡하니 저보고 가져가서 먹으라고 주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장님 입장에선 분명히 짜증나고 화가 날 수 있는데 되레 괜찮냐고 걱정해주고 음식값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가져가서 먹으라고 주시니 너무 죄송하고 마음에 걸려서 집에 오는 길에 울컥했다"며 "사장님이 참 좋은 분이라는 생각에 이번 일을 꼭 알리고 싶어 글을 적게 됐다"고 덧붙였다.
훈훈한 결말에 누리꾼들은 '오늘 훈훈한 이야기가 많아서 괜히 기분이 좋다' '우리 동네였으면 매일 주문할 것 같다' '좋은 사장님 덕에 마음이 훈훈하니 몸도 금방 나으실 것' '따뜻한 미담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등 댓글을 달았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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