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는 길에 무조건 먹을 걸 사 옵니다. 배가 부른데도 집에 오자마자 다 먹어요. 며칠 전 과자 5개를 사서 하루에 하나씩 먹자고 다짐했는데 집에 과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결국 그날 5개 다 먹었고 그런 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남다른 식욕으로 인해 음식에 대해 절제를 하지 못할 때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로 인해 오히려 폭식하게 되는 일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욕 고민 글을 올린 게시자 또한 "간식을 사 먹지 않으려고 지갑을 놓고 외출을 했는데 다시 지갑을 다시 가지고 나가서 기어이 빵을 사 왔다"고 자신의 참을 수 없는 식욕을 토로했다.
게시자는 '먹지 말자' 다짐하며 잠을 청했지만 결국 새벽 3시에 잠에서 깨 불도 켜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빵을 먹고 말았다고.
흔히들 다이어트를 할 때 성패를 좌우하는 7할이 식단조절이라고 할 만큼 '식욕과의 전쟁'은 중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 당뇨병,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욕 조절과 식단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우리의 식욕은 어떤 경우에도 체중 감소가 일어나지 않고 유지되며, 잉여 열량이 있을 때마다 체중이 늘어나도록 정교하게 설정되어 있다"면서 "인류의 생존을 보장해온 식욕이 문제가 된 것은 항상 열량이 남아돌고 육체노동을 할 필요가 없어진 현대에 와서다"라고 진단했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유혹이 SNS는 물론 TV 프로그램에서도 매일 반복되며 스마트폰 몇 번의 터치만으로 맛집 음식이 현관앞까지 배달되는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도 한가지 요인이다.
문제는 섭취 열량과 소비 열량의 미미한 차이도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 100kcal만 차이가 나더라도 연간 4~5kg의 체중 변화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강 교수는 "식욕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포만감을 주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백질은 지방이나 탄수화물보다 포만감이 높고 공복감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한국인의 평균적인 단백질 섭취량은 총 섭취 열량의 15% 정도인데, 이를 30%까지 높이면 식욕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콩, 각종 나물, 쌈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도 포만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식사를 거르지 말고 제때 규칙적으로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를 한 끼 거르면 그만큼 섭취 열량이 줄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착각하기 쉽다"면서 "하지만 식사를 거르면 혈당이 떨어져 식욕이 급격히 상승함으로써 도리어 과식과 폭식을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후 과자, 초콜릿,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의 달콤한 음식을 먹어 스트레스를 달래는 경우가 잦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식 대신 산책, 친구 만나기, 운동 등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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