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 1위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7828대(자동차 정보업체 카이즈유 기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50.8%(6002대) 늘었다. 순위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수입차 4위를 꿰차며 두 계단 올라섰다.
그러나 테슬라의 사후서비스(AS)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급격히 늘어난 판매량에 미치지 못하며 ‘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리서치기업 엠브레인, 보험개발원,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조사해 2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 결과다.
테슬라는 정성평가 5개 항목 중 3개는 평균 이상, 2개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기계설비·시설의 상태와 직원의 용모 △정확한 진단과 처방 및 약속된 서비스 수행 △직원의 경험 및 전문지식 등 3개 항목에선 16개 수입차 중 평균 이상이었다. △신속한 서비스 △맞춤형 서비스 등 2개 항목은 평균에 못 미쳤다. 그 결과 정성평가 점수는 72.8점(100점 만점)으로 8위에 그쳤다.
테슬라 차주들은 긴 주행거리와 큰 가속력, 자율주행(FSD) 기능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에 대부분 만족했다. 하드웨어에 대해선 불만이 큰 편이었다. 단차를 지적하는 차주가 많았다. 차량 외장 부품이 정확히 맞물리지 않아 곳곳에 틈이 벌어졌다는 불만이다. 테슬라가 단차 등에 대한 AS를 신속하게, 맞춤형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번 조사 결과다.
렉서스는 75.4점을 얻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포르쉐에 이어 3회 연속 2위를 지켰다. 2년마다 모든 딜러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경진대회를 여는 등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힘쓴 결과다. 렉서스는 지난해 판매량도 전년 대비 9.5% 늘리며 2019~2020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영향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수입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벤츠는 74.8점을 획득, 2회 연속 종합 3위를 달성하며 선두권을 지켰다. 벤츠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달렸다.
이번 평가에선 볼보(5위→4위) 도요타(6위→5위) 등의 순위가 상승했고 재규어(4위→6위) 혼다(8위→9위) 등은 하락했다. 푸조(14위), 폭스바겐(15위)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평가위원장인 이형재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장(경영대 교수)은 “브랜드별 AS 만족도에서 양극화 현상이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KICSI 평가 결과와 브랜드 재구매 의향이 높은 상관성을 지니는 점을 고려하면 AS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신차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 KICSI
Korea economic daily Imported Car Service Index. 한국경제신문이 2015년 6월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엠브레인,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과 함께 개발한 수입차 서비스 평가지수. 매년 상·하반기 소비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성지표와 보험료 대비 공임·부품값, 수리 기간, 민원 건수, 서비스 인프라 등 정량지표를 50 대 50으로 반영해 점수화한다.
김일규/도병욱/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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