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가 드러나는 운동복을 선호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기능성 소재와 패턴으로 운동 편의성과 기능을 높여주는 티셔츠와 레깅스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 브랜드 뮬라에 따르면 이 회사의 남성용 브랜드 '뮬라맨즈'의 지난해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보다 122% 급증했다.
'프리미엄 짐(gym)웨어'를 표방한 뮬라맨즈는 자체 온라인쇼핑몰 가입자 수가 4만여 명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 목표로는 100억원을 제시했다.
특히 상의 제품 중 티셔츠인 '피지크 업 숏 슬리브'의 판매율이 95%에 달한다고 전했다.
뮬라 측은 해당 제품에 대해 "가슴은 커보이고 몸은 슬림해 보이는 역삼각형의 몸매를 돋보이게 해주는 '뮬라 시그니처 머슬핏 패턴'을 적용한 제품"이라며 "근육질 체형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강조된 어깨와 등 라인을 선보일 수 있도록 머슬핏 패턴을 더욱 개선한 제품도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하의의 경우 기능성 소재와 서혜부를 두드러지지 않게 재단한 '와이-제로' 구조의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윈터 컴포트 조거 팬츠'의 경우 지난해 10월 출시 후 세 달 만에 판매율이 86%를 기록, 준비수량의 10벌 중 9벌가량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브랜드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젝시믹스' 남성용 제품인 맨즈라인 매출은 전체 브랜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6월 3%에 그쳤으나 지난해 10월에는 약 14%로 뛰었다. 해당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36% 증가한 1074억원을 거둔 점에 비춰 고공성장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민망한 운동복'에서 '코로나 생활패션'이 된 레깅스를 입는 남성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1∼9월 자사 카드를 이용한 레깅스 사이트 구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레깅스 구매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11% 뛰었다. 같은 기간 여성의 구매 증가율(55%) 두 배 수준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제품을 즐겨 소비하는 비혼·비출산 남성을 가리키는 '럭비남'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남성이 패션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레깅스로 시작한 애슬레저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 브랜드가 남성용 제품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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