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인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 개막한다. 이번 대회에는 7개 종목(15개 세부 종목)에서 총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91개 참가국 선수들이 경쟁한다.
한국은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평창 대회에서 금 5개, 은 8개, 동 4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개막에 앞서 목표를 ‘금메달 1~2개, 메달 순위 15위 이내’로 잡았다. 금메달 2개는 1992년 이후 한국의 동계올림픽 금메달 최소 기록(1992년 알베르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이다. 외부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스포츠 데이터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한국이 금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16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수들은 이 같은 평가에 개의치 않고 결과로 말하겠다는 각오다. 이르면 5일부터 메달 소식이 들려올 전망이다. 무대는 ‘효자 종목’ 쇼트트랙이다. 이날 밤 10시26분(한국시간)에 시작하는 쇼트트랙 혼성 계주 결승에서 한국은 첫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혼성 계주에는 ‘에이스’ 최민정(24)과 황대헌(23) 등이 한 팀으로 레이스를 펼쳐 초대 챔피언에 오른다는 각오다. 중국과 네덜란드, 러시아 등이 한국과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본격적인 메달 수확은 7~9일에 할 전망이다. 7일에는 쇼트트랙 여자 500m와 남자 1000m 결승이 열린다. 최민정과 황대헌이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이날 2관왕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8일에는 ‘배추 보이’ 이상호(27)가 스키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2018년 평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선물한 그를 AP통신은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았다. 9일에는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황대헌, 박장혁(24), 이준서(22)가 레이스를 펼친다.
11일에도 선수들은 ‘금맥 캐기’를 이어간다. 쇼트트랙 여자 1000m에 최민정을 필두로 이유빈(21), 김아랑(27)이 나선다. 13일에는 쇼트트랙 남자 500m, 여자 3000m 계주에서 메달 사냥이 이어진다.
‘깜짝 메달’도 기대해볼 만하다.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 출전하는 김민석(23), 10일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연기하는 차준환(21)이 주인공이다. 11일에는 스켈레톤에서 윤성빈(28), 정승기(23)가 메달에 도전한다. 17일 열리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유영(18)과 김예림(19),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의 정재원(21)과 김보름(29)도 기대를 모은다. 폐회식이 열리는 20일에는 컬링 여자부 결승에서 ‘팀킴’이 ‘금빛 피날레’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4일 저녁 열리는 개회식에서 각국 선수들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서처럼 국가 이름의 한자 표기 첫글자 획수 순서대로 입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에선 일반적으로 1896년 제1회 대회 개최국인 그리스가 가장 먼저 입장하고 그다음부터는 개최국의 알파벳(문자) 순서를 기준으로 입장해왔다. 평창 대회 때는 그리스 다음으로 가나가 입장했다.
중국어에는 알파벳 순서가 없어 베이징 하계 대회에선 한자 획수에 따라 그리스를 제외하고 기니가 먼저 입장했다. 기니의 중국어 표기는 ‘지네이야(幾內亞)’인데 앞에 ‘기’자의 간체자가 2획이라 앞 순서였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大韓民國)이냐 ‘한국’(韓國)이냐에 따라 입장 순서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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