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린은 화려한 외모 못지않은 커리어가 자랑거리다. 현역 선수 가운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73승)을 갖고 있다. 은퇴한 린지 본(38·미국)의 82승에 이어 2위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회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평창 알파인 복합 은메달도 목에 걸었다. 베이징에서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처럼 이번 베이징 대회에선 각 종목을 대표하는 ‘황제’들의 퍼포먼스도 볼거리다. 빙판 위의 주인공은 일본의 ‘슈퍼스타’ 하뉴 유즈루(28)다. 고난도 4회전(쿼드러플) 점프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그는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세계기록(111.82점)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 이어 피겨 남자싱글 3연패에 도전한다. 안정적인 기량은 물론 독보적인 연기력도 그의 무기다.
하뉴가 이번 대회에서 ‘불가능의 경지’로 여겨지는 쿼드러플 악셀 점프(4바퀴 반)를 프로그램에 넣을지도 관심사다. 하뉴는 베이징 대회에서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실전 경기에서 성공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하뉴가 3연패를 달성하면 1928년 장크트모리츠 대회에서 3연패를 차지한 스웨덴의 일리스 그라프스트룀에 이어 93년 만에 올림픽 3연패 역사를 쓰게 된다.
여자 피겨에선 ‘세계신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가 올림픽 대관식을 치를 예정이다. 그는 지난 2일 베이징 첫 훈련부터 고난도 4회전 점프 기술을 시도하며 몸을 풀었다. 전문가들은 메달 색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보고, 발리예바가 자신이 세운 공인 세계기록(272.71점)을 넘어설지 여부를 더 궁금해하는 눈치다.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22·미국)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부모님의 나라에서 열린 평창 대회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당시 18세로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8.25점을 획득해 2위 류자위(89.75점·중국)를 압도했다. 2019년에는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에 진학해 선수 생활을 잠시 중단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FIS 월드컵에 복귀하자마자 우승을 차지해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