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국민의힘은 지금부터라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처음이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선후보 등록일이 앞으로 딱 열흘 남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15일간의 단일화 협상을 거쳐 선거운동 시작 이틀을 앞두고 극적으로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이뤘지만, 지금 상황은 국민의힘이 단일화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자강론까지 나오면서 단일화 얘기조차 꺼내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했다.
이어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강론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대선이 아니다. 이는 아직 섣부른 자신감이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정권교체라는 목표 하나로 이 대선이 치러지고 있지만, 정작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굳건히 지키면서 역대 최고 지지율로 임기를 마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역사상 세 차례 정권교체가 있었는데, 그 전 정권은 모두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6%, 12%, 5%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본선에서 위력을 발휘할 조직의 힘은 위태로운 수준이다. 민주당은 180석의 국회의원에 지자체장, 지방의원을 싹쓸이한 상태로 풀뿌리 조직에서 국민의힘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정권교체 민심이 52%인데 윤석열 후보 지지도가 38%라는 사실은 정권교체의 민심을 오롯이 담을만한 결집이 아직 어렵다는 뜻이다. 윤석열 후보자 개인에 대한 공격은 앞으로도 더욱 거세게 이어질 것"이라며 "이처럼 사면초가에 처한 쪽은 오히려 국민의힘인데, 끊임없이 반성하고 계속 쇄신책을 내놓는 쪽은 민주당이고, 국민의힘은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안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고, 막판에 극적으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겠나"라며 "지금부터라도 대선 모드를 후보 단일화로 전환해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후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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