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금요일 저녁. 서울 을지로의 샴페인바 ‘금샤빠(금토일샴페인바)’의 디귿자 모양 테이블 20여 석이 손님들로 가득 찼다. 최근 고등학교 정교사 취업에 성공한 김미소 씨는 친구들과 함께 케이크를 들고 가게를 찾았다. 김씨는 “샴페인은 맥주, 와인보다 파티용 술이라는 느낌이 들어 오늘 같은 날 찾기 좋다”고 했다. 김씨와 친구들이 케이크에 불을 붙였다. 금샤빠 매니저 류한 씨가 “취업 축하합니다”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게 안의 다른 손님들은 모두 함께 박수를 치며 샴페인잔을 높이 들었다.
금샤빠는 한 달에 두 번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2주일치 예약을 받는다. 류씨는 “공지를 올리자마자 들어오는 메시지가 너무 많아 대략 10분이면 예약이 마감된다”고 했다. 금샤빠에서 지난 한 달 동안 판매한 샴페인은 1000병이 넘는다. 금샤빠 외에도 다양한 샴페인바가 서울 곳곳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남동의 ‘탄산바’는 이름부터 샴페인을 겨냥했다. 바 뒤를 둘러싼 수조에서 쉴 새 없이 올라가는 공기방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여 종의 샴페인과 함께 탄산감 있는 칵테일을 판매한다.
삼각지의 ‘에퀴레’는 금샤빠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대 샴페인을 다양한 와인들과 함께 비치해두고 있다. 광장시장 바로 옆에 있는 ‘히든아워’는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루프톱 테이블로 인기가 높다. 청담동의 ‘라뷸’은 전 세계의 품질 좋은 샴페인을 직접 수입해 제공하는 샴페인 전용 바다. 샴페인은 물론 요리까지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개당 가격이 수십만원이 넘는 에르메스 접시와 잘토 샴페인잔에 홋카이도 가리비 요리 등이 담겨 나온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
최근 한국에서 샴페인이 이처럼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류 도매 스타트업 벨루가의 김상민 대표는 “스파클링 와인 특유의 탄산감은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거부감이 적다”고 설명했다.
돔페리뇽은 프랑스 샴페인의 대명사다. ‘샴페인의 황제’로 불리며 1952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대관식용 공식 샴페인으로 지정된 후 각국 공식 만찬과 행사에서 최고의 예의를 표하는 샴페인으로 활용되고 있다. 룩벨레어 로제 팬텀은 현재 미국에서 많은 아티스트가 즐기는 샴페인이다. 모엣샹동, 돔페리뇽을 위협할 정도의 신흥 강자다. 드라이하면서도 고급스럽고 섬세한 버블이 오랜 시간 지속되는 게 특징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