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달 총 4억2662만달러(약 5146억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나스닥100지수 상승률의 세 배 수익을 얻는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에 이어 올 1월 순매수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들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줄기차게 팔아치웠다. 장기 성장성을 기대하며 보유한 투자자보다 급등한 종목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선 이들이 다수였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작년 7~10월 넉 달 동안 75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해 11월 1일 테슬라 주가가 1200달러를 뚫고 올라서자 다시 한번 테슬라 주식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11~12월 두 달간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사이 주가가 899.94달러(12월 20일)까지 추락하자 투자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신호에 직격탄을 맞은 성장주들이 맥을 추지 못해서다.
하지만 임인년 새해에도 서학개미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하며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지난달 말에도 테슬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팁랭크에 따르면 테슬라의 목표주가는 1086.61달러 수준이다. 여전히 20% 정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지난달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830달러에서 1025달러로 상향 조정한 크레디트스위스(CS)는 업계 1위 전기차업체라는 현재 지위와 비용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 등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블룸버그가 집계한 테슬라의 목표주가는 943.80달러 수준에 그친다. 매수 의견(48%)보다 유지 혹은 매도(52%) 의견 비율이 더 높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만큼 펀더멘털은 증명된 상황이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금리 인상 시기에 주가수익비율(PER) 90배 수준의 현재 주가에서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분기마다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실적과 기술 발전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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