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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고 있다. 4분기 실적 발표를 보니 성장이 정체되고 경쟁은 격화되고 있으며, 메타버스 관련 투자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뉴욕 증시에서 메타의 주가는 3일(현지시간) 오전 11시34분 현재 24.96% 급락한 상태다. 메타는 전날 4분기 월가 예상을 소폭 밑돈 주당순이익(EPS)을 공개했고, 1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하향 조정 폭도 매우 크다. 키뱅크의 경우 420달러였던 목표주가를 280달러로, BMO캐피털마켓은 425달러에서 290달러로 떨어뜨렸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10달러에서 333달러로, 크레딧스위스는 430달러에서 336달러로, 골드만삭스는 445달러에서 35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월가 증권사 분석을 종합해보면 메타의 문제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성장 정체다. 회사측은 1분기 매출을 270억∼290억 달러로 추정했는데, 이는 월가 컨센서스 301억50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용자 증가가 정체되고 있는 탓이다. 4분기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19억 3000만 명으로 예상치 19억 5000만 명을 밑돌며 사상 처음으로 직전 분기보다 줄어들었다.
두 번째, 경쟁 격화다. 메타는 매출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과열 경쟁”을 들었다. 그러면서 틱톡에 대해 여섯 번이나 언급했다. 또 “애플 iOS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 변경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이 앱 이용자가 허용해야만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도록 iOS를 바꾸는 바람에 맞춤형 광고를 팔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메타는 올해 이 영향이 100억 달러 매출 감소로 나타날 수있다고 경고했다.
세 번째, 아직 정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메타버스 사업에 너무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 감소했고, 주당 순이익도 3.67달러로 월가 추정치(3.84달러)를 하회했다. 이는 메타버스 관련 투자가 큰 영향을 줬다. 메타버스 사업을 맡고 있는 '리얼리티 랩'의 매출은 작년 4분기 8억7700만달러에 불과한 반면 순손실은 33억달러에 달했다. 연간으로 따지면 투자 비용은 100억 달러에 달한다.
CNBC에 따르면 키뱅크의 저스틴 페터슨 애널리스트는 “구체적으로, 세가지 역풍이 있다"면서 ①애플 iOS 개인정보 방침 변경에 따른 광고 효과 측정 역풍이 지속적으로 소셜미디어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②수직적 역풍이 있다(팬데믹 마무리 단계에서 소비 감소, 게임의 인기) ③막대한 투자로 인한 마진 압박이 있다 등을 제시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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