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4일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폐가 2조423억원 어치라고 발표했다. 2020년 6억4256만장(4조7644억원)과 비교하면 37.2%(2억3904만장)이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비현금 지급수단이 발달하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은행권 환수가 부진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영향으로 2020년보다 폐기된 손상화폐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폐기된 화폐를 길게 이으면 총 길이는 5만262km에 달한다. 경부고속도로를 약 60회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총 높이는 13만3967m로, 에베레스트산의 15배, 롯데월드타워의 241배에 달한다.
은행권 폐기량은 3억4419만장으로, 권종별로는 천원권이 4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만원권(45.1%) 5000원권(7.3%), 5만원권(1.1%) 순으로 나타났다.
주화 폐기량은 5933만장으로, 화종별로는 100원화가 65.1%로 가장 많았다. 100원화는 환수량이 급증하면서 폐기량이 2020년보다 74.1%(2525만장)이나 증가했다.
주요 손상화폐 교환사례로는 화재나 수해로 화폐를 바꾼 경우가 많았다. 서울에 사는 조모씨는 시장 화재로 훼손된 은행권 1억445만원을 교환했다. 청주에 사는 김모씨는 어머니가 돈을 땅속에 보관하던 중 습기로 훼손된 은행권 4275만원을 바꿨다. 인천에 사는 노모씨도 은행권 587만5000원을 교환했다. 치매를 앓는 모친이 냄비에 5만원권 등이 담긴 상태로 불을 켜면서 화재로 은행권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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