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M&A(Mergers and Acquisitions)는 합병과 매수를 뜻합니다. 언론들은 편리하게 그냥 ‘인수합병’으로 부르죠. M&A는 가장 포괄적 개념인 기업인수(takeovers: 한 기업의 자산을 매입하거나, 주식을 매수하거나 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방법)의 한 분야랍니다. 기업인수에는 M&A, 위임장 경쟁, 전량 매입 후 상장폐지 방법이 있지만 생글생글은 M&A만 다루겠습니다.
합병은 말 그대로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겁니다. 두 회사가 회사 하나를 새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통합하거나 두 회사가 주식 비율(예를 들어 1 대 0.5)을 정해 어느 한쪽으로 통합하는 것이죠. 이런 합병은 업종이 같을 때 좋습니다. A은행과 B은행의 합병, 이런 거죠. 매수가 반드시 합병을 목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기업을 사되 별도 회사로 두기도 하죠. 업종도 같을 필요가 없어요. 정유회사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반도체 회사를 매수할 수 있는 거죠.
매수 방법 중에서 재미있는 게 ‘적대적 매수’라는 겁니다. ‘우호적 매수’의 반대 개념인데요. A기업이 B기업을 삼키고 싶을 때, 은밀하게 준비했다가 주당 얼마에 사겠다고 공개하는 겁니다. A기업이 B기업보다 지분을 많이 확보해야 주주총회에서 이기죠. A기업은 모자란 양의 주식을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사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수자가 주당 3만원짜리를 5만원으로 쳐주겠다(프리미엄을 얹어서)고 하면, 주식 보유자들은 5만원을 받기 위해 주식을 넘기려 할 겁니다. 우호 지분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 B기업은 눈 뜨고 당할 수 있어요.
적대적 매수를 방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경제신문에 나오는 포이즌 필(poison pill), 황금낙하산, 차등의결권 제도 같은 것이죠. ‘감히 우리를 먹으려 해? 너 죽어봐라!’는 거죠. 어떤 뜻인지를 꼭 찾아보십시오.
사람들은 왜 M&A를 할까요? 기업을 사고팔아서 돈을 벌기 위한 M&A가 있어요. 재무적 M&A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금력을 갖춘 사람들이 5000억원을 주고 기업을 산 뒤 1조원에 팔아서 5000억원을 버는 식이죠. 성장성이 좋은 기업을 사서 기업의 가치를 올리려는 M&A도 많습니다.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죠. 게임 사업을 강화해서 MS의 미래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죠. M&A는 자금을 조달하고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공장설비를 사고 사업을 시작하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과 다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M&A는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경영 노하우와 지식 부족을 단번에 해결하는 비(非)유기적 성장인 셈이죠.
인수합병이 말처럼 쉬운 것도, 늘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도 아닙니다.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하고 거꾸로 마이너스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산업 구조가 바뀌는 때인데 잘못 판단해서 기우는 업종의 기업을 M&A하면 망합니다. 또 돈을 많이 써서 인수합병했는데 경기가 악화되면 인수기업이 부도를 낼 수 있어요. 이것을 ‘승자의 저주’라고 합니다. 합병 뒤 인적 통합이 잘 안 되는 사례도 있어요. 이것을 ‘PMI(Post-Merger Integration) 실패’라고 합니다.
인수합병은 막 커가는 기업을 다른 기업이 잡아먹는다는 폐해를 낳기도 합니다. 경쟁 기업을 누르고 독점 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있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합병의 적합성을 심사하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큰 돈이 오가는 M&A가 창업을 자극하고 자금력이 좋은 기업이 작은 기업을 인수해 더 크게 키우는 측면도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죠. M&A에 성공하려면 시너지 효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기업의 가치와 성장성을 철저하게 확인 실사해야 하고, 너무 많은 돈을 쓰지 않아야 한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2. 적대적 M&A와 우호적 M&A의 차이를 비교해보자.
3. M&A가 거두려는 시너지 효과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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