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운영할 때는 화폐 가치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시중의 화폐 가치를 조절하는 과정은 주식시장에 타격을 주기도 합니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화폐를 발행하고 통화량을 조절하죠. 한국의 중앙은행은 한국은행, 미국은 Fed라고 부릅니다. 유럽연합에는 ECB라는 유럽중앙은행이 있습니다. 경제상황에 맞춰서 중앙은행은 시중에 돈을 풀기도 하고 거둬들이기도 하면서 화폐의 가치를 조절합니다. 중앙은행이 무작정 돈을 찍어낸다면 화폐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죠. 베네수엘라는 극단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법정 화폐인 볼리바르의 가치가 다했습니다. 한 끼 식사값을 화폐가 아니라 금 0.25g으로 낼 정도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는지 파는지에 따라서 긴축과 완화가 결정됩니다. 채권이라는 것은 돈을 빌려간 사람(기업)이 발행하는 일종의 ‘빚 증서’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산다는 것은 국가든 민간이든 시장의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대신 빚 증서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가나 민간이 발행한 채권을 중앙은행이 사면 시장에 돈이 풀리죠.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이걸 슬슬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래서 새로운 자산을 매입하는 속도를 늦춥니다. 이것을 테이퍼링, 우리나라말로는 ‘자산매입 축소’라고 불러요. 2020년에는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시장에 돈을 풀었다면 2021년에는 돈을 푸는 속도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해서 작년 11월부터 테이퍼링이 시작됐어요.
올해 테이퍼링이 끝난 뒤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양적 긴축에 들어갑니다. 양적긴축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파는 것을 말합니다. 빚 증서를 보여주면서 “당신이 채권을 발행하면서 5년 뒤에 100억원을 갚겠다고 했죠. 그 5년 만기가 돌아왔습니다. 이자까지 더해서 돈을 갚으세요”라고 요구하는 거죠. 그러면 시중의 돈이 중앙은행으로 흘러갈 것이고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것을 양적긴축(QT)이라고 불러요.
한경제 한국경제신문 기자
2. 물가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3.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시계는 왜 빨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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