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별로 살펴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SKY권은 평균 41.8%(4763명)를 정시로 선발한다. 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 그룹은 평균 42.0%(3585명) 수준이다. 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한국외국어대·서울시립대 그룹은 정시 비중이 평균 43.5%(6954명)에 달한다.
학과별 정원 내 모집 정원을 살펴보면 정시 확대를 더 체감할 수 있다. SKY권에서 정시 비중이 44.1%로 가장 높은 연세대의 경우 25개 인문계 모집 단위 중 20개 학과의 정시 비중이 50%가 넘는다. 사회복지학과는 정시 비중이 무려 63.0%(17명)에 이른다.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은 62.1%(192명)를 정시로 선발하고, 자연과학계열은 53.7%(144명)를 정시로 모집한다. 주요 대학 의대 중엔 이화여대 의예과(자연)의 정시 비중이 80.9%(55명)로 가장 높다. 한양대 의예과 61.8%(68명), 중앙대 의학부도 58.1%(50명)로 정시 비중이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에만 올인한다면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대입 전략의 핵심은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포트폴리오다. 위험은 줄이고, 합격 가능성은 최대한 높여야 한다. 2023학년도는 수시와 정시, 내신과 수능학습 간 균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다.
특히, 수학 반영 비중이 높은 대학은 수험생 간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문계 모집 단위에서는 중앙대(경영, 글로벌경영 등)가 정시에서 수학 비중이 45.0%로 가장 높고, 서강대 43.3%, 서울대·한양대·중앙대(사회과학 등)·서울시립대(세무, 경영 등)는 수학 비중이 40.0%에 이른다. 주요 11개 대학 인문계는 이화여대와 경희대 일부 학과만 수학 비중이 25.0%에 머무르고, 나머지 모두 30.0% 이상이다. 올해도 이과생들의 인문계 학과 교차 지원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 주요 대학을 목표로 하는 문과생이라면 수학 학습에 더 매진해야 할 것이다.
자연계 학과도 수학 비중이 높다. 서강대가 43.3%로 가장 높고, 서울대·중앙대·서울시립대(인공지능 등)가 정시에서 수학을 40.0% 반영한다. 수학 비중이 낮아도 최소 30.0%(이화여대)다. 수학 성적이 부족하다면, 주요 대 자연계 학과 공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교과평가는 성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뉘는 정량평가가 아니라 학생부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 방식이다. 서울대는 내신등급뿐 아니라 발표·토론 등 수업 중 활동과 진로·적성과 연관된 과목의 이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가 발표한 교과평가 성적 부여 방식은 두 명의 평가자가 주는 등급 조합으로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지역균형을 예로 들면, 2명의 평가자에게 모두 A를 받았다면 A·A 조합으로 10점을 얻고, 한 명에게 A, 다른 한 명에게 B를 받았다면 A·B 조합으로 8점을 준다. B·B는 6점, B·C는 3점, C·C는 0점이다. 지역균형은 교과평가 40점 중 30점은 기본점수이고 10점을 이렇게 차등 부여한다.
이름은 교과평가라고 하지만, 사실상 학생부종합과 비슷한 평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평가 방법을 감안할 때 특정 고교 유형의 유불리를 논하기에는 아직은 이르다. 차후 발표할 정시요강을 통해 평가 방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들은 우선 절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수능에 중점을 두고 학습하기를 권한다. 서울대 정시에서 교과평가가 도입됐다고 해도 수능 성적이 전국 최상위권에 들지 못한다면 합격을 기대하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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