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RE100 모르는 것 충격" vs 野 "외운 뒤 얘기하는 모습 불쾌"

입력 2022-02-04 13:01   수정 2022-02-04 13:02


"RE10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 "RE100이 뭐죠?"

여야는 방송 3사 합동 초청으로 열린 차기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물음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놓은 대답을 두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RE100을 모른다는 건 충격"이라는 반면 야권은 "내가 이만큼 많이 안다고 외워온 게 국민에게 불쾌감을 준다"고 맞섰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에서 "(윤 후보의 토론을 보고) 속성 과외도 소용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며 "기후 환경, 안보 분야에서 인식 수준이 한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후보가 RE100을 모른다는 건 충격이었다"며 "게다가 전 세계적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한 부분이 정말 충격을 더했다"고 꼬집었다.

최강욱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RE100도 모르면서 국민의 삶과 미래를 말한다"며 "훨씬 더 위험하고 심각한 건 윤 후보의 자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러한 민주당의 비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RE100 이런 거 얘기하는데 사실 저도 그렇지만 전문가 아니면 잘 모른다. 공부해서 알 순 있는 것"이라며 윤 후보를 두둔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내가 이만큼 많이 안다고 조금 외워온 뒤 상대방한테 얘기하는 것, 저는 이건 굉장히 국민에게 어떻게 보면 불쾌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RE100을 어떻게 대응하겠느냐고 앞도 뒤도 없이 물은 것은 토론을 보는 다수 유권자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이라며 "은근히 아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보이는 '이런 것도 모르냐'는 식의 태도가 탈탄소 의제의 가장 큰 적"이라고 적었다.

앞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TV 토론을 마친 뒤 RE100 질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 지지자들은 "RE100은 처음 듣는다", "괜한 꼬투리 잡기용 질문"이라고 했지만, 이 후보 지지자들은 "대선 후보가 그것도 모르는 게 말이 되나", "수출 핵심도 모르다니"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윤 후보가 RE100을 모르는 것을 조롱한 최강욱 위원장이 앞서 '사드의 S자도 모르는 것들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던 것을 거론하며 내로남불 아닌가 비판하기도 했다. 사드의 앞 스펠링은 S가 아닌 T(THAAD)다.

RE100은 기업들이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자발적 약속'을 의미한다. 이 후보가 TV 토론에서 이 용어의 뜻을 설명하자 윤 후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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