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기업의 수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부산의 산업 육성 전략을 재조명하는 방안이 나왔다. 신발산업은 물론 제조업과 ICT(정보통신기술) 등 산업 전체적으로 지역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없었던 영역에서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4일 부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연구한 '기업 관점의 부산 성장산업 도출과 발전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 산업별 성장기업의 수를 파악하고, 이를 정략적으로 분석해 지역 산업의 미래 성장 전략을 도출하는 보고서다.
성장기업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부산은 소비재 제조업(가죽·가방·신발) 부문에서의 매출액 성장률은 4.6%로 전국 매출액 성장률(1.6%)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계계열 주력 제조업에 포함된 전자부품·전기장비는 매출액 성장률이 전국 수준보다 높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률 변화 폭이 0.9%p 수준으로 전국 평균치인 -1.8%p를 상회했다.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은 산업 중분류 단위에서 탐색한 지역 7개 주력 산업(식료품 제조업, 가죽·가방·신발, 금속·기계공업, 전자부품·전기장비, 건설, ICT서비스, 비ICT 지식서비스)을 다시 세부적으로 쪼개어 성장기업이 집중된 세부 분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식료품 제조업은 빵 떡 등 부식 분야가 상대적으로 타 식료품 제조업 대비 영업 이익률이 높았다. 유통, 관광, 음식점 등 지역 내 산업 기반 또는 수요와 연계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가죽·가방·신발 부문에서는 신발산업에서 성장기업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ICT 계열의 지식 서비스 분야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지역의 비교우위가 크게 약화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특화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건설 계열 엔지니어링 서비스, 마이스 등 비 ICT 지식서비스 부문에서는 성장기업이 집중된 편이므로, 기존 산업 분류에서 새로운 산업군으로 재정의하고, 육성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이우평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선임연구원은 "부산의 도시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산업 혁신의 키워드는 '고부가가치화'가 되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가지는 주력 제조업 분야의 특화 전략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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