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교사 '임용 절벽'…5년새 반토막

입력 2022-02-04 17:37   수정 2022-02-05 00:15

서울의 올해 초등교사 신규 임용 인원이 30% 급감해 ‘임용 절벽’이 현실화됐다. 교육대학 정원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임용시험 합격자 수만 줄어든 탓에 임용시험 경쟁률은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교육당국의 교원 수급 정책이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에 밀려 학령인구 급감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격자 5년 새 절반으로
서울교육청은 4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2학년도 국공립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합격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을 합해 총 307명이다.

서울 공립 초등교사 신규 임용 인원은 216명으로 전년(303명) 대비 28.7% 감소했다. 초등교사 합격자는 2018년 382명→2019년 368명→2020년 366명→2021년 303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5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교대 졸업자 수는 그대로여서 초등 임용시험 경쟁률은 2017학년도 2.1 대 1에서 올해 역대 최고인 3.6 대 1까지 뛰었다. 서울교육청 임용 담당자는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임용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임용시험에 통과하고도 발령을 못 받는 인력 적체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과 교육통계연구센터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2017년 45만9105명에서 지난해 42만8405명으로 4년 만에 약 7% 감소했다. 반면 전국 10개 교대 입학정원은 10년째 3580여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교육당국이 교대와 사범대, 거점 국립대 간 통합을 통해 정원을 줄이려고 시도했지만 교대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된 게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교대 입학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서울교대의 모집 인원은 470명으로 전년(425명)보다 되레 10.6% 증가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졸업생 임용 합격률은 2016년 88.9%에서 2020년 54.97%까지 떨어졌다.

가까스로 초등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받지 못한 임용 대기자도 작년 기준 전국적으로 1608명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73명으로, 전체 미발령 합격자의 45.9%를 차지하고 있다.
교사단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문제는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작년 출생아 수가 26만여 명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사 인원을 여기서 중장기적으로 40%는 더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급감을 고려해 교대 정원을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교대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목적을 가진 특수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초등교사 임용이 줄어들면 교대 정원도 같이 감축해야 한다”며 “교대를 교사 연수 기능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개편하거나 제주교대처럼 사범대와 통합해 기능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교사단체들은 현재 교원 임용 인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한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많고 특히 서울에 과밀학급이 몰려 있다”며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이 무리 없이 등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원 감축 방안은 올해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교육부는 통계청이 올해 발표할 인구 추계를 반영해 중장기(2023~2027년) 초등교원 수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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