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코드인사' 윤종섭·김미리, 중앙지법 떠난다

입력 2022-02-04 17:47   수정 2022-02-05 00:11

대법원이 4일 정기 법관 인사를 단행해 이른바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1심 재판부를 전부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 가운데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유임돼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인사’로 지목됐던 윤종섭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6기)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떠나게 됐다.

대법원은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일선 법관 813명을 대상으로 한 인사를 이날 발표했다. 인사는 오는 21일과 다음달 1일 이뤄진다. 이번 인사로 임종헌 전 차장의 재판부가 물갈이된다. 이 중 윤종섭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부장판사는 서울서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긴다. 법관들은 통상 한 법원에서 2~3년 동안 근무한 뒤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순환 근무를 한다.

윤 부장판사는 6년째 서울중앙지법에서 사법농단 사건을 맡아 김명수 대법원장의 개인적 선호가 반영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배석판사로 2018년부터 임 전 차장 사건 심리에 참여한 김용신 판사(36기)와 송인석 판사(43기)도 각각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와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판사로 자리를 옮긴다. 법조계에선 이번 인사로 임 전 차장에 대한 재판은 더욱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판부가 바뀌면 지금까지 공판에서 나온 내용을 양측이 정리하는 공판 갱신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5년째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한 김미리 부장판사도 서울북부지법으로 이동한다. 김 부장판사는 중앙지법에 장기간 유임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정치사건을 심리해왔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건강상 이유로 휴직계를 제출했다가 3개월 뒤 민사49단독 재판부로 복직했다.

윤 부장판사와 김 부장판사는 법원 인사 때마다 이례적인 유임이 이어져 내부에서 “관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때마다 김 대법원장은 해당 문제에 침묵했다. 이에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인사 원칙과 기준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는 등 비판이 계속되자 전보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방역패스 집행정지 처분을 내린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 한원교 부장판사와 행정8부 이종환 부장판사는 법복을 받는다. 해당 사건의 재판부 교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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